"생존기반을 잃어가고 있다"..태양광 업계의 빗발친 '생존요구'

태양광산업협회 주최 토론회서 '정부지원' 등 요구 이어져
"정책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선행돼야" 지적도

입력 : 2013-02-04 오후 6:21:47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세계적 공급과잉이 촉발한 가격폭락, 수익률 하락과 유동성 위기로 수출시장에 기대 성장해왔던 우리 산업은, 최근 전 세계적인 태양광산업 보호주의 확산 속에 생존기반을 잃어가고 있다"(김상열 한국태양광산업협회 회장)
 
"한국 기업은 중국 기업보다 자동화 생산, 관리, 품질, 가격 등에서 우위가 있다. 각 분야의 최고 업체들이 중국과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박현우 솔라파크 코리아 대표)
 
불황의 늪에 허덕이고 있는 태양광 업계의 '생존요구'다. 
 
특히 최근에는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폭락과 유동성 위기 등의 위기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보호주의 무역 기조마저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태양광 업계는 더욱 조급한 실정이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주최로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 정부의 태양광정책 어디로 가야하나' 토론회에서는 태양광 내수시장 확대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해외시장 변동성의 완충재로서 국내 태양광 시장을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눈길을 끌었다.
 
국자중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중국은 해외 시장 압박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자국의 태양광 기업들이 어려워지자 내수시장 확대정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면서 "국내 태양광 시장은 해외시장의 변동성을 완충하기엔 미약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우 태양광발전 규모가 지난 2009년 260메가와트(MW)에 불과했으나 2011년 2200MW로 급격하게 팽창했다. 올해 계획량도 무려 1만MW에 달한다. 공급과잉, 미국과 유럽의 반덤핑 압박으로 자국 기업들이 궁지에 몰리자 정부가 앞장서 내수를 진작시킨 셈이다.
 
반면 국내 태양광발전 규모는 전체 발전량 대비 0.2%에 불과하다. 이는 전력생산량의 5%를 태양광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독일, 이탈리아 등과 비교하면 극히 낮은 수준이다.
 
또한 국내 태양광 기업은 매출의 8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경기침체와 공급과잉 등의 대내외 악재에서 개별 기업 스스로 견뎌야 하는 구조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기홍 OCI 상무가 "내수시장을 확대하고, 산업초기에 기업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장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국내에서 태양광발전사업이 안정화되기 위해 5~6년 동안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상무는 "국내 태양광발전 보급 확대는 경험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의 초석이 되기도 한다"면서 "남들보다 먼저 경험해야 남들보다 먼저 개선하고, 경쟁력 있는 시공능력을 발굴해 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태양광 산업이 대부분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임을 강조하며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부품, 소재, 장비 등 태양광 산업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은 150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90% 이상이 중소·중견기업이다.
 
국 부회장은 "어려운 산업 여건 속에서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소 태양광 기업들도 있다"면서 "현대중공업, 삼성, LG, OCI, 한화 등 국내 대표적 기업들과 반도체, LCD처럼 분업적 역할 분담을 통한 상생적 산업구조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업계가 정부차원의 지원에만 호소하는 것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정부에 대한 지원 촉구에 앞서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은 "태양광발전 보급률이 높은 독일의 경우 국민들이 전기요금을 더 부담키로 한 것은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안보 등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뒷받침 된 때문"이라면서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이런 철학적 공유가 미진한 채 산업적 이해관계만 앞세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소장은 "업계 차원에서 나서 신재생에너지 보급의 필요성을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책토론회에는 김상열 한국태양광산업협회 회장을 비롯해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 박진호 지식경제부 태양광 연구개발(R&D) PD, 김기홍 OCI 상무, 이지선 신성솔라에너지 상무, 박현우 솔라파크코리아 대표, 강태일 KC코트렐 전무, 이상훈 신재생에너지학회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는 이날 나온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해 이달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와 정치권에 건의하고, 국가에너지 비전수립에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 정부의 태양광정책 어디로 가야하나?' 토론회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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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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