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 가능해?'..의사, ‘리베이트’ 근절 선언에 제약업계 '희비'

상위제약 “새 영업문화 만들자”..중소제약 “생사기로 섰다”

입력 : 2013-02-06 오후 4:00:13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의사들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가 ‘제약 리베이트’ 근절을 선언하면서 상위제약사와 중소제약사간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매출 기준 상위 제약사는 ‘환영’하는 입장인 반면, 중소제약사들은 ‘고민’하는 분위기다.
 
신약·복합신약·개량신약 등을 판매하고 있는 상위 제약사들 입장에서는 오히려 리베이트 척결로 제약영업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복제의약품만을 취급하는 중소제약사들에게는 의약품 무한 경쟁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상위 제약사들은 ‘제약 리베이트’ 척결에 대해 환영하고 있다. 특히 높은 판관비를 줄여 신약개발에 투자하겠다는 제약사도 벌써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리베이트 척결’과 관련, 상위제약사들은 ‘환영’의 입장이고 중소제약사들은 ‘고민’에 빠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번에 새로운 영업문화를 만들면 좋겠다”며 “주요 제약사들의 연간 평균 판관비가 30%가 넘는데, 여기에는 홍보비와 영업활동비가 모두 포함된 것이다. 이 같은 비용을 줄여 신약개발비로 돌리면 그 만큼 연구 활동이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기회에 제약 영업활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자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대부분의 제약사들은 그동안 약을 판매하기 위한 영업 마케팅에 집중했다. 이제는 이를 넘어 의학과 학술 근거에 바탕을 둔 영업활동으로 품격 높은 활동(영업)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자성의 목소리다.
 
영업사원의 병원방문 출입 금지와 관련해서는 "영업사원들은 약을 판매하기 위해서만 병원을 방문하는 게 아니다"며 "새로운 정보(학술)와 최근 이슈들을 정리해 의사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규정이 허용하는 틀에서 영업활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중소제약사들은 생존기로에 섰다.
 
대부분 영업활동을 통해 복제약을 판매해온 이들로서는 병원에서 처방이 이뤄지지 않으면 회사는 생존기로에 설 수 밖에 없다. “죽을 땐 죽더라도, 질러보자”는 다소 격한 얘기도 나온다.
 
한 중소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복제의약품만 취급하는 영세 제약사들이 많이 있다. 그동안 관행처럼 해 왔던 영업활동이 어렵다면 상위제약사들과 제품 경쟁력에서 밀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쥐도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쥐를 물지 않느냐”며 “생존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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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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