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공포심리 없애자'..정부, 기업 달래기 나서

"환율 헷지 적극적으로 해달라"

입력 : 2013-02-08 오후 2:44:16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환율 하락에 대한 기업들의 공포 심리가 확산되자 정부가 진화에 나섰다.
 
최근 원·달러뿐 아니라 원·엔 환율까지 하락하면서 수출을 동력 삼아 경기회복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우리경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외 여건상 환율 하락이 불가피하자 정부가 환율에 대한 지원책과 더불어 기업들의 사기 진작에 돌입했다.
  
◇원·달러 및 원·엔 동시 하락..수출기업 '시름'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환율은 1126.8원으로 지난해에만 약 8% 하락했다.  올해 1월 중 원·달러 평균환율은 1083원으로 집계됐다. 전문기관들에 따르면 올해 환율은 점차하락해 1050원대 안팎에서 안착할 예정이다. 
 
이처럼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미국·일본 등 주요국의 양적완화 정책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양호한 우리나라로 돈이 몰리고 있는 것. 
 
엔화도 요동치고 있다. 3년만에 정권을 되찾은 일본 자민당의 아베 총리는 친기업·경제성장을 중심으로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대표되는 경제 재생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양적 완화 등을 둘러싸고 아베 총리와 충돌을 빚어 온 시라카와 총재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지난 5일 외환시장에서 91엔대였던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한때 93.62엔까지 높아졌다. 이는 지난 2010년 5월 이후 최고치다.
 
아베총리의 '걸림돌'이 사라진만큼 좀 더 과감한 양적완화 정책이 구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환율리스크로 인해 국내 수출 기업들의 피해 상황이 심각하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수출 중소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피해를 봤다는 업체의 비율이 97.2%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조사 때에 비해 44%나 늘었다. 
 
또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원·달러 환율이 1000원까지 하락할 경우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수출 중소기업이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원화가지 상승 기우일 뿐.."위기가 곧 기회"
 
상황이 이렇자 정부가 1년4개월만에 주도적으로 환율 하락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일시적 경영애로 자금' 지원 대상에 환율변동 피해 기업을 추가하고, 매출이 전년보다 30% 이상 감소한 중소기업을 돕기로 했다. 환율 피해 기업에 5000억원 규모의 경영안전자금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또 유망 중소기업을 돕는 '히든 챔피언 육성프로그램' 대상에는 50곳을 추가해 총 300여개 기업에 4조8000억원을 융자한다. 수입실적 인정기간을 2개월에서 3개월로 늘려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한도도 늘리기로 했다.
 
수출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일본 아베정권의 경제 정책이 국내 기업에겐 위기이자 기회라는 연구 결과도 내놨다.
 
지경부는 '일본 아베정권 경제정책 주요 내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엔화 약세로 자동차·전기전자 제품 부문에서 한국과 일본의 경쟁이 한층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이 추세가 일본의 경기회복·소비시장 활성화로 이어지면 국내 기업의 일본 진출이 원활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트라도 지경부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90엔선을 넘어간 이후에도 한국의 전반적 수출 경쟁력은 오히려 강화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
 
코트라가 해외 바이어와 국내 상사 주재원 20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1분기 수출선행지수는 51.8로, 지난해 같은 기간(51.6)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경쟁력지수는 2.1포인트 하락했으나, 품질경쟁력지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덕분이다. 
 
정부는 이 같은 지원만으로는 역부족이므로 기업 스스로가 환율 하락에 대한 대응 및 경쟁력 강화에 노력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은 7일 인천 남동공단 내 10개 중소기업 대표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엔화는 2010년 말 1400원대에서 지금은 1160원대로 20% 가까이 떨어졌다"면서 "지금이 엔저라고 하지만 2007년에 비하면 나은 편"이라며 기업들의 자구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경부 한 관계자는 "수출기업들이 원화강세로 손해보는 것 때문에 수출을 꺼리지 않도록 심리적인 지지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도 가능한 지원책을 지속적으로 강구할테니 기업들도 적극적인 방어를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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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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