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산적한 대내외 악재 '사면초가'..답이 없다!

원가부담 한계·실적부진 상쇄 동력도 요원

입력 : 2013-02-08 오후 1:40:24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OCI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폴리실리콘의 수급 불균형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환율과 반덤핑 이슈가 복병으로 등장하면서 올해 전망마저 극히 불투명해졌다.  
 
증권가에선 올 한해도 OCI(010060)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대폭 낮췄다.
 
키움증권은 OCI의 실적발표 직후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19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26만원에서 22만원으로, 동부증권과 KTB투자증권도 각각 20만원에서 18만원, 18만5000원에서 17만5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지난해 4분기 소폭이나마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치와 달리 622억원의 막대한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실망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업황은 지난해 연말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이나 OCI는 상반기까지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실적 측면에서 아직 투자 매력이 낮다"고 평가했다.
 
실제 OCI는 지난해 12월 한달동안 3건의 장기공급계약이 해지되는 등 고객사의 이탈이 늘고 있다. 계약해지 금액만 5356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폴리실리콘 사업부문 전체 매출액(8603억원)의 62.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장기공급계약에 대한 매출임을 감안하면 당장 실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해도 불안감은 여전하다.
 
더욱이 공급계약이 연이어 해지됐다는 점은 안심할 수 없는 대목이다. 폴리실리콘 업체의 고객사인 웨이퍼 업체들은 사업 포기나 회생절차 신청 등 더 이상 사업을 진행할 수 없을 경우, 최후의 보루로 해약금을 물고 계약을 해지한다.
 
따라서 OCI의 잇단 고객사의 이탈을 단순히 업황 악화의 영향으로만 볼 게 아니라 고객사가 그만큼 탄탄하지 않다는 방증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향후 추가적인 이탈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중국과 유럽의 반덤핑 이슈도 올해 최대의 난제로 꼽힌다. 오는 20일 중국 상무부는 한국과 유럽, 미국 등 수입 폴리실리콘에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린다. 태양광가격 조사기관인 PV인사이트를 비롯해 중국 태양광 업체와 면담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해외업체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지난 2011년 말 기준 중국 수출 물량이 50%에 달해, 실제 예비판정이 이뤄질 경우 OCI 실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이 폴리실리콘을 제외한 중국산 태양광제품에 반덤핑예비 판정을 앞두고 있는 점도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OCI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중국과 EU, 양측의 반덤핑 판정이 현실화될 경우 태양광 밸류체인(가치사슬) 내 전 업체들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이는 전체 태양광 설치 수요의 부진으로 이어져 OCI의 폴리실리콘 공급 물량도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분석이다.
 
대내적으로는 전기요금 인상 또한 복병이다. 지난달 14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4.4% 인상되면서 원가 부담도 한층 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OCI의 폴리실리콘 제조원가에서 전기요금이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OCI가 채택한 지멘스 제조공법은 수율이 안정적인 반면 전력사용량이 많다는 게 단점이다. 때문에 원가절감을 통한 자구책 마련은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원가절감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면서 "당분간 의미 있는 실적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실적의 버팀목이었던 석유석탄화학과 무기화학 및 기타부문 사업 역시 업황 부진과 환율에 취약한 모습을 드러내며 우려감을 자아내고 있다.
 
석유석탄화학 부문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정기보수 공사에 들어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1.87%나 급감했다. 무기화학 부문의 영업이익 역시 전년동기 대비 57.8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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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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