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쓰레기장 부근에서 타인의 디지털 카메라를 습득한 뒤 이를 주인에게 돌려주기 않은 경우 이를 유죄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허선아 판사는 점유이탈물횡령과 절도,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피고인이 카메라를 주은 곳이 쓰레기장이므로 이 카메라를 유실물이나 점유이탈물로 볼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카메라를 습득한 장소가 쓰레기장인 점을 고려하면 카메라를 돌려주지 않았더라도 불법으로 타인의 재물을 취하려는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피고인과 피해자의 진술조서, 카메라 등으로도 점유이탈물 횡령죄를 입증할 수 없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디지털카메라 주인인 피해자 B씨가 지난해 8월에서 11월 사이 카메라를 도난당했다는 진술을 바탕으로 A씨를 점유이탈물 횡령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A씨는 지난해 11월 말쯤 주거지 인근의 쓰레기장에서 카메라를 주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A씨에게 적용된 다른 혐의 부분은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절도 4건과 재물손괴 1건 등 추가 혐의에 대해 "피고인이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만 타인의 재물을 반복적으로 절취하고 훼손하는 등 재범의 위험이 있다"며 A씨의 범행 내용과 죄질, 범죄 전력 등을 고려해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총 4건의 범행을 저지르고 현금 100여만원과 시가 80만원 상당의 스마트폰 등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주거지의 보일러를 손상시켜 재물손괴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