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 구상..삼성·LG는?

애플, 中과 손잡고 손목시계형 스마트 기기 개발 열중
입는 컴퓨터 '구글 글래스' 본격 양산 추진 중
삼성·LG, 착용 가능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 진출 '요원'

입력 : 2013-02-12 오후 4:39:19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머지않아 스마트폰의 성장성이 한계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하면서 애플·구글 등 IT업계 '공룡'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애플은 중국과 손잡고 손목시계형 스마트 기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로 불리는 구글의 스마트 안경 '구글 글래스'도 본격 양산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반면, 비(非)스마트폰 카테고리에서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는 국내 IT 업체들의 조바심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12일 애플이 중국의 협력사인 혼하이정밀과 함께 손목시계형 스마트 기기를 실험 중이라는 루머가 전해지면서 국내 IT업계에서도 다양한 반응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애플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애플의 신제품 개발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일단 국내외 업계 전문가들은 기존 스마트폰의 기능을 단순히 손목시계, 안경으로 옮기는 방식의 '카테고리 확장'만으로는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앞서 소니를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손목시계·카메라 등 스마트 디바이스의 경계를 넓히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전개했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송은정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iOS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에 힘쓰고 있는 부분은 사실이지만, 아이워치의 경우 차세대 주력 제품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기술 과시용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아이폰 이후 '혁신'의 대명사로 불렸던 애플이 의욕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디바이스에 뛰어들었다는 점은 업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재료다. 애플이 다른 기업들보다 비스마트폰 부문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해왔다는 점도 새로운 제품 출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구글 또한 최근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글래스 파운드리' 행사를 개최하는 등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 글라스는 증강현실(AR)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전면 유리에 그래픽 이미지로 투영하는 디스플레이 장치)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삼성·LG전자는 아직까지 착용 가능한 스마트 디바이스 관련 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 카메라'로 카테고리 확장을 나서기도 했지만 애플이나 구글의 시도와 비교하면 매우 소극적이라는 평가다. 또 전혀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했다고 보기에는 기능적 측면에서 기존의 스마트폰과 연관성이 짙다는 분석이다.
 
물론 애플의 아이워치도 완전히 새로운 시도로 보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팟 나노 6세대를 발표했을 당시 스티브 잡스가 농담 삼아 “시계로도 쓸 수 있다”고 언급했을 때부터 손목시계 형태의 새로운 제품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게다가 애플의 iOS와 관련한 스마트워치가 개발된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미국의 벤처회사 페블(Pebble)이 생산한 스마트워치는 전자시계 화면을 통해 일정·트위터·메시지·이메일 확인 등이 가능한 제품으로 iOS·안드로이드 사용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 IT업계의 관심사는 아이워치에 시장을 선도할만한 혁신이 담겨 있는가의 여부다. 앞서 소니가 내놓은 스마트워치의 경우도 일부 마니아층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2003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스폿(SPOT)'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시계를 선보였지만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국내 대형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재탄생시키면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에 성공한 배경은 iOS 특유의 호환성이 가장 컸다”며 “시계, 신발, 안경 등 새로운 아이템이 iOS를 탑재한다면 시장에 나와있는 다른 제품들보다 파괴력이 클 것”으로 기대했다.
 
◇아이워치(iWatch)에 대한 업계 추정 이미지(사진=dailyif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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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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