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장기불황에 유동성 위기가 10대 건설사 코 앞까지 확대되고 있다.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시공능력평가순위 13위의
쌍용건설(012650)이 상장 폐지 직전까지 내몰리며 건설업계에 휘몰아치던 한파가 상위권 업체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쌍용에 앞서 12위
두산건설(011160)은 그룹사의 도움으로 유동성 위기를 겨우 버텼다. 건설업계는 풍전등화처럼 위태롭기만 하다.
지난 8일 한국거래소는 자본잠식에 관한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쌍용건설이 오는 14일 이사회 개최일까지 답변을 유보하자 주식매매 거래를 정지시킨 상황이다. 쌍용건설은 2011년 1689억원의 적자를 냈고,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1511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쌍용건설의 주식거래는 해당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정지된다. 대주주인 캠코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인수 등 700억원 지원에 나서고, 채권단이 13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에 나서야 폐지를 면할 것으로 보인다. 실패할 경우 워크아웃이 불가피하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시공순위 12위 두산건설이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두산중공업의 배열회수 보일러 사업 이전, 논현동 사옥 매각 등을 통해 총 1조원 가량을 융통하며 힘겹게 유동성 위기를 해소한 바 있다.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는 여기서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주택시장 장기 불황에 분양 사업 중심 건설사들은 매년 위기설에 시달리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불황이 1~2년 지속될 경우 10위권 건설사마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H건설 관계자는 “10위 안 건설사 중에서도 그룹사가 자금이나 수주 지원하지 않는 회사는 1~2년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고사 위기에 내몰린 건설업계는 주택 중심 중견 기업을 중심으로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두산건설은 2조원대 사업이었던 경기도 일산 위브더제니스를 미분양으로 남기며 , 쌍용건설 역시 악성미분양 누적으로 상장 폐지 위기까지 내몰렸다. 최근 워크아웃 중인 한일건설은 주택 미분양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 등으로 손실히 급증해 자본금이 전액 잠식됐다.
사업규모가 크다 보니 분양이 실패할 경우 버틸 수 있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다.
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공공공사가 전반적으로 줄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 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시장 정상화없이는 건설사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며 “아직까지 국내 경제에서 건설이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하단 점을 감안하면 각종 부동산규제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