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 자영업자 살릴 수 있을까

입력 : 2013-02-15 오후 3:17:51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영세자영업자의 고금리 대출을 시중은행의 대출로 전환해주는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의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바꿔드림론으로 실질적 혜택을 볼 수 있는 자영업자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15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따르면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 지원실적은 지난해 11월 77억원(812건)이었던 지원실적은 12월에 99억원(1068건), 지난달에는 125억원(1324건)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바꿔드림론은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캠코 신용회복기금의 보증을 통해 연 10% 수준의 시중은행 대출로 전환해주는 제도다.
 
캠코는 지난해 11월 영세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지원 요건을 기존 바꿔드림론보다 완화하고 대출기간을 늘려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을 출시, 시중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1월은 계절적 특성에 따라 일반적으로 실적이 평균의 70% 수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할 경우 증가세가 뚜렷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바꿔드림론으로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는 자영업자는 일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재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의 실적은 당초 계획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캠코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을 출시할 당시 연간 지원규모를 3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를 월별로 나누면 월별 목표 지원금액은 250억원으로 계산할 수 있다.
 
지원실적이 가장 많았던 지난달에도 지원금액은 목표액의 절반수준인 125억원에 불과했다. 연간 지원액을 기준으로 해도 2.5개월동안 301억원을 지원해 당초 목표의 10% 수준에 그쳤다.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은 현재 연체중이거나 최근 3개월 이내에 30일 이상 계속된 연체 또는 10일 이상 계속된 4회 이상의 연체기록을 가지고 있는 자는 지원대상에서 제외한다.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 등에서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경우 이미 연체나 신용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 지원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바꿔드림론을 지원한다 해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리스크를 제2금융권에서 은행으로 넘기는데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바꿔드림론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는 어느정도 신용위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단순히 이자만 감면해주는 데 그칠 경우 제2금융권의 신용리스크를 은행에 전가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꿔드림론을 지원받으면 당장은 이자완화 효과를 누릴 수 있겠지만 신용리스크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나중에 또 다시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금 이용자가 자활할 수 있도록 '종합자활정책' 등을 함께 펼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며 "차기 정부에서 시행할 예정인 국민행복기금의 경우에도 자활정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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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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