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예술의전당이 개관 25주년을 맞아 기념 음악회인 '코리안 월드 스타 시리즈' 첫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1988년 2월 15일 금난새가 음악당에서 KBS교향악단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연주로 문을 연 이후, 예술의전당은 지난 4반세기 동안 한해 250만명의 관객이 찾는 대형극장으로 성장했다.
개관 25주년 기념 첫 음악회는 15일 저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아나운서 진양혜의 사회로 진행됐다. 예술의전당과 같은 해에 창립된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임헌정의 지휘로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과 협연하며 무대에 올라 축하의 의미를 더했다.
여성단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은 부천필은 특유의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연주를 선보였다. 먼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 서곡으로 축제 분위기를 띄운 후, 이윽고 미국의 작곡가 사무엘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 작품번호 14번'을 연주했다. 휴식 후에는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작품번호 14번'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사라 장이 협연한, 사무엘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이었다. 20세기 신낭만주의에 속하는 이 곡이 국내에서 연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악장 알레그로는 바이올린 솔로와 클라리넷 선율을 주된 특징으로 하며 서정성을 표현한다. 2악장 안단테는 평온한 분위기에서 시작해 랩소디 풍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3악장은 '매우 빠르게 같은 움직임으로' 연주하는 악장이다. 1악장과 2악장의 서정성과 대비되는 이 악장은 연주자의 기교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곡이다. 삼연음이 가속도를 붙이며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마치 질주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사라 장은 화려한 테크닉과 서정성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유연하면서도 큰 제스처를 동반해 감정을 최대한 살리며 과감하게 연주했다. 특히 2악장에서 사라 장은 왼손의 비브라토를 극대화하며 마치 흐느끼는 듯한 카덴차를 선보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탁월한 연주기량과 더불어 화려한 무대매너까지 더해져 관객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 날 공연 중간중간 예술의전당 개관 25주년을 축하하는 각계각층의 메시지가 전해지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비롯해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문화부 최광식 장관, 피아니스트 김선욱, 발레리나 김주원, 화백 박서보, 연극배우 손숙, 소프라노 신영옥,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홍승엽, 일본 신국립극장 이사장 후쿠치 시게오, 지휘자 로린 마젤 등이 영상 혹은 글로 축하의 뜻을 표했다.
예술의전당 개관 25주년 '코리안 월드 스타 시리즈' 공연은 부천필고 사라 장 이후 4월 5일 소프라노 신영옥, 4월 29일 지휘 장한나, 4월30일 소프라노 조수미 순으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