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G20 회원국들이 최근 글로벌 환율갈등을 우려, 각국의 경쟁적 평가절하를 자제하기 위해 환율을 '경쟁우위' 확보를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G20 국가들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열고, 재정정책 공조 및 환율 문제 등 최근 세계경제 주요 현안을 논의하며 이같이 밝혔다.
G20 국가들은 최근 세계경제에 대해 유럽·미국·일본의 정책노력 등으로 세계경제의 '테일 리스크(tail risk·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위험)가 감소하고 있으며, 금융시장 여건도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책 불확실성과 디레버리징, 재정긴축, 신용 중개기능 손상, 불완전한 리밸런싱 등 하방위험이 여전히 크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G20은 유로존의 경제·통화동맹 강화, 미·일의 재정위험 완화, 글로벌 수요 확충을 위한 흑자국들의 내수확대를 촉구하고, 모든 회원국의 철저한 구조개혁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아울러 거시정책 공조 방안도 논의했다. G20 국가들은 환율정책과 관련, 시장결정적 환율제도의 이행과 함께 자본흐름의 과도한 변동성·무질서한 환율변동이 경제·금융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자국의 통화를 경쟁적으로 평가절하(환율 상승)하는 것을 자제하기 위해 환율을 '경쟁우위' 확보를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양적완화 등 회원국의 국내정책이 다른 회원국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영향을 모니터링하고, 관련 국제기구들의 연구와 연계한 프레임워크(Framework) 실무그룹 작업을 촉구하기로 했다.
재정정책과 관련해서는 지속가능한 국가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선진국들은 중기 재정계획 및 전략을 수립·이행할 것을 합의하고, 통화정책은 물가안정과 경기회복 지원을 목표로 삼았다.
신규의제인 장기투자재원조성 방안에 대해서는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의 핵심요소에 주목, 작업계획을 구체화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재무장관회의시 요청한 현황진단보고서가 눈길을 끌었다. 보고서는 세계은행(WB) 주도로 장기투자재원조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대한 진단 및 대응방향을 담았다.
G20은 이를 토대로 향후 추가적 현황진단 및 세부과제 설정을 위해 스터디 그룹을 신설하고 국제기구들의 작업을 배분했다.
또, 기존에 추진해오던 지역통화표시 채권시장 발전계획에 대해서는 WB 등 관련 국제기구에게 오는 7월까지 최종 보고서를 마련토록 촉구했다.
G20은 국가채무관리 방안도 논의했다. 회원국들은 국가채무의 리스크 관리 등에 관한 국제통화기금(IMF)·WB의 '국가채무관리 가이드라인'의 적정성을 검토하기로 합의하고 IMF와 WB에 현 가이드라인에 대한 평가 작업을 요청했다.
G20은 IMF 쿼타개혁에 대해서는 새로운 쿼타공식 및 서울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15차 일반쿼타검토에 대한 합의안을 기한(2014년 1월) 내 도출할 것을 합의했다.
'금융규제 개혁 및 금융소외계층 포용' 이슈와 관련해서는 각국은 바젤Ⅲ, 장외파생상품시장(OTC) 개혁 등 기존에 합의한 과제의 일관된 이행을 촉구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조만간 바젤Ⅲ를 도입할 예정임을 확인하고, 타국 또한 신속히 합의과제를 이행할 것을 주문했다.
G20은 이번 회의에 대해 "최근 글로벌 환율갈등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한 G20 차원의 공조 메시지를 통해 G20의 유용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G7 선언문보다 강한 수준의 메시지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 "'장기 투자재원조성' 이슈를 G20 성장전략의 새로운 축으로 하고 그간 유로지역의 위기 원인이 됐던 국가 부채 관리 지침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리스크 완화를 위한 여건 조성에 주력했다.
박 장관은 '선진국 통화정책 등의 부정적 파급영향(spillovers) 최소화'와 관련한 논의 모멘텀을 강화하고 일부 선진국들의 반대에도 불구, 관련 국제기구와 거시정책공조 실무그룹의 작업을 촉구하는 문구를 선언문에 명시하도록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