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2년 전 중단됐던 리비아 공사 현장에서 국내 리비아 진출 건설사들이 공사재개를 위한 사전작업에 착수했지만, 이들 건설사들이 피해보상을 받을 길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특히 리비아 현지에 진출한 20여개의 건설사들이 못 받은 공사대금만 3300억원에 달하고, 장비파손과 자재손실, 공기지연으로 인한 피해보상까지 합칠 경우 그 피해는 약 1조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상태다.
더욱이 알칼리즈 화력발전소, 트리폴리 웨스트 화력발전소 등을 수주한 현대건설과 벵가지 화력발전소, 미수라타 발전소 등의 공사를 수주한 대우건설은 발주처와 보상 문제를 긴밀히 협의해 나가고 있지만, 사실상 발주처로부터 확답을 받은 상황은 아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파손된 현장 복구를 위해 건설장비와 자재 확보를 위한 공사 직전의 사전작업을 진행 중이긴 하나, 공사재개라고는 볼 수 없다"며 "발주처에서 개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리비아 정부차원에서 해결할 문제이기 때문에 여전히 공사재개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플랜트를 수주한 대형건설사에 반해, 주택단지 건설사업에 참여한 원건설과 한일건설, 신한 등의 중견사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일부 건설사는 발주처로부터 미수금의 50%를 받는 조건으로 곧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어서 올해 안에는 리비아 공사 중단 현장이 대부분 정상화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원건설 관계자는 "미수금 50% 지급과 피해보상금은 따로 해결하기로 약속을 받았다"며 "발주처로부터의 미수금 지급 확인 시 현장을 바로 가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 관계자는 "아직 리비아 정세가 안정되지는 않은 상황이라 현지 치안 확보에 대한 문제도 남아 있다"며 "미수금 정산과 피해보상 등 아직도 해결할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리비아 진출 건설사 관계자는 "플랜트 현장의 경우 미수금 문제는 크지 않지만 피해보상에 따른 공사재개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규모가 영세한 중견사들 역시 주택건설에 대한 미수금 수령 가능성이 커졌으나, 아직 불안한 상태라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