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이탈리아가 24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총선에 돌입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중도좌파민주당 당수가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선거 막바지에 올수록 선심성 공약을 들고 나온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중도우파 자유국민당이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선거 현 판세..베를루스코니 급추격
투표는 24일 오전 8시부터 시작됐으며 25일 오후 3시까지 진행된다.
현재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부동표는 22%에 이른다.
투표율은 지난 2008년 총선보다 낮아 8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전에는 베르사니가 집권해 몬티의 중도연합과 연정하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는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격차를 5% 이내로 크게 줄였다.
베를루스코니는 감세안 등 포퓰리즘 정책으로 표를 끌어모았다.
그는 탈세자를 모두 사면해 주겠다, 세금을 절반 이상 깎아주겠다는 등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을 내걸고 있으나 오랜 긴축에 지친 이탈리아 국민들은 이를 환호하고 있다.
하원 선거에서는 중도좌파민주당이 승기를 잡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원에서는 여전히 부동층이 많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요 외신들은 "이탈리아의 가장 큰 취약점은 정부 입지가 약하다는 것"이라며 "중도좌파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지 못할 경우 유로존 리스크가 재점화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투표 결과는 현지시간으로 25일 오후, 한국시간으로는 26일 새벽에 발표된다.
◇예상되는 최상의 시나리오, 최악의 시나리오는?
전문가들이 점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중도좌파 민주당 베르사니 후보가 당선돼, 몬티 총리와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 경우 몬티 정부가 추진해 온 경제개혁이 유지되며 이탈리아는 안정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최악은 베를루스코니나, 코미디언 출신의 베페 그릴로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다.
베를루스코니는 긴축안에 줄곧 반대해 왔으며 포풀리즘 성향이 강한 그릴로의 오성운동은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와 긴축 중단, 의원 급여 삭감 등을 내놓고 있다.
다만 총선이 끝나도 시장에 불확실성은 여전해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긴축 수정에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이탈리아 경제는 불안한 상태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 유로화 매도 권해
외환 투자자들은 이탈리아의 긴축 수정은 피할 수 없으므로 유로화를 매도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 금리 흐름(출처:삼성증권)
유로존 은행들의 유럽중앙은행(ECB) 대출금 상환 규모가 예상보다 작은 것도 유로화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25일 기준으로 달러 대비 유로화는 1.32달러에 머물렀다.
이탈리아 정치 리스크에 금융시장은 이미 동요하고 있다.
25일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45%를 기록했으며 이탈리아 대표 증시인 FTSE MIB 지수도 한달 전인 지난달 28일에 비해 155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안드레 립프코 클리겔앤해프너 투자전략가는 "이탈리아 총선이 유로존 전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유로존 리스크가 다시 불거질 위험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