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셀로나(스페인)=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아이오에스(iOS)에 대항할 제3의 운영체제(OS) '타이젠'(Tizen)이 베일을 벗었다.
삼성전자(005930), 인텔, 보다폰, 화웨이, 파나소닉 등 세계 정상급 IT 기업들이 똘똘 뭉친 타이젠 연합(Tizen Association)은 26일(현지시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3'에서 타이젠이 탑재된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했다. 타이젠 연합은 이르면 오는 7월경 '타이젠폰'의 디자인과 사양을 확정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타이젠 연합의 주요 멤버들이 총 집결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는 연합의 양대 축을 이루는 삼성전자와 인텔을 비롯해 영국 최대의 통신사인 오렌지, 후지쯔, NEC, KT 등의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식 멤버는 아니지만 오라클, 퀄컴 측 관계자들도 모습을 나타내 타이젠에 대한 커다란 관심을 드러냈다.
타이젠 연합의 핵심 관계자들은 현재 타이젠이 확실한 '앱 생태계'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크리토우 인텔 전무는 "우린 현재 수천개의 앱들을 준비한 상태며, (타이젠폰이) 출시될 무렵에는 그보다 더 많은 앱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 참석한 콘텐츠·앱 개발업체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게임앱 개발업체의 한 관계자는 "타이젠처럼 각 부문의 선두권 기업들이 일제히 참여해 생태계를 구축한 뒤에 개발 기반을 제공하는 사례는 매우 흔치 않다"며 "수많은 개발자들이 타이젠에 관심을 갖고 있고 일부는 이미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한길 삼성전자 부사장이 26일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타이젠 간담회에서 타이젠폰의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MWC에서는 글로벌 이동통신사와 제조사들이 속속 구글·애플에 반기를 들고 일어서고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흐름 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안드로이드, iOS가 아닌 새로운 운영체제에 대한 실험과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타이젠뿐만 아니라 모질라재단의 개방형 플랫폼 파이어폭스(Firefox), 캐노니컬의 우분투(Ubunto) 등도 큰 주목을 끌며 가능성을 검증받고 있다. 이번 MWC에 불참을 선언한 구글의 부재가 파이어폭스에 대한 관심을 더 크게 만들기도 했다.
새로운 OS를 원하는 통신사와 제조업체들도 파이어폭스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우선 중국의 ZTE가 OS를 채택한 데 이어 도이치텔레콤, 스프린트, 텔레콤이탈리아, 텔레노어 등도 파이어폭스의 확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모질라의 릭 팬트 부사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파이어폭스의 가장 큰 장점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하는 운영 시스템"이라며 "이는 개발자, 소비자 입장에서 더 많은 기회와 가능성, 혁신을 가능케 한다"고 강조했다.
PC용 오픈소스 OS인 리눅스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우분투의 태블릿PC 버전도 공개됐다. 태블릿PC용 우분투는 여러 사람이 하나의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계정을 바꿔가며 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우분투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PC, TV 등을 연결해 쓰는 컨버전스 기능도 갖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화면을 둘로 나눠 사용하는 것도 지원한다. 개발사인 캐노니컬은 현재 우분투 스마트폰도 준비 중으로 2014년 1분기에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