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사정기관장 출신 연이어 사외이사 영입..속내는?

서울국세청장 이어 공정거래위원장 출신 사외이사 신규 영입

입력 : 2013-02-27 오후 5:48:55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최근 공정거래위원장 출신을 사외이사로 영입해 논란을 겪고 있는 현대제철(004020)이 이미 서울국세청장 출신 사외이사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2006년부터 전형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위 칼날에서 한발짝 벗어나기 위한 사전조치 아니냐는 분석이다.
 
특히 경제민주화가 시대 화두가 되면서 공정위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됐다. 박근혜 정부 역시 공정위를 적극 활용해 대기업의 부당이익 편취를 견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공정위가 포스코 등 철강 업체들에게 담합 과징금을 부과한 것을 목격한 현대제철이 공정위 출신 인사의 영입을 필요로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정 기관장 출신을 사외이사로 두는 것은 '보험'적 성격이 짙다는 게 재계의 지배적 인식이다.  
 
전형수 전 서울국세청장이 사외이사를 중도 퇴임하지 않는 이상 현대제철은 앞으로 최소 2년간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두 명의 전직 수장을 회사의 사외이사로 두게 된다. 전 전 청장은 지난해 3년 임기의 사외이사에 재선임됐다.
 
현대제철은 앞서 2006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전형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전 청장은 2009년과 2012년, 두 번의 재선임을 거쳐 8년째 현대제철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한편 현대제철은 다음달 1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호열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정 전 위원장은 2009년 7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공정위원장으로 재직했다. 현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제와 학계 쪽의 지식과 조언을 구하고자 정호열 전 위원장을 신규 선임하게 됐다"며 "2006년 역시 회계와 세무 분야에 정통한 전문인(전형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영입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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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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