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국내 지하경제 규모가 지난해 기준으로 29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국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3%에 달하는 수치로, 개발도상국(26.2%) 평균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들의 평균 지하경제 비중 13%(2007년 기준)보다는 10%포인트나 높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지하경제 해소 방안'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지하경제 비중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높은 원인으론 ▲과도한 자영업자 비율 ▲조세부담률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조세 회피 유발요인 증가 ▲높은 부패 수준 등이 꼽혔다.
한국의 자영업 비율은 28.8%로 미국 7.0%, 일본 12.3%, 영국 13.9%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 매우 높은 수준이며 소득 파악이 제대로 안돼 탈루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국민부담률((조세+사회보장기여금)/GDP) 증가율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빠른 증가세를 나타내 조세부담이 커지면서 조세 회피 유혹도 증가하고 있다.
비제도권 노동시장과 노동시장의 규제도 지하경제 규모를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경기침체로 공식경제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근로자들이 비제도권 노동시장으로 편입되기 때문이다. 또 노동 시장 규제로 인해 간접노동비용을 축소하거나 불법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려는 동기가 유발될 수 있다..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관혼상제 관련 서비스업자나 음식·교육·의료분야의 자영업자, 고소득 전문직 성실납세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금거래가 많은 서비스 업종의 관리·감독을 개선하고 세무당국의 금융정보 접근도 확대해야 한다"며 "정규 교육과정에 납세 교육을 포함하고 불성실 납세자 처벌 규정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