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가 4일 돌연 사퇴했다. 그는 양보와 타협 없이 충돌하는 국내 정치권의 대립을 후보직 사퇴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역대 장관 후보자 중에서 인사청문회조차 거치지 않는 사람이 정치적 문제를 이유로 중도사퇴한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더욱이 그가 미래부 장관에 내정된 이후 미국 CIA 연루,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청문회조차 치르기 어려운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김종훈 후보자의 사퇴 이유가 정치 현실 탓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에서 "미래성장동력과 창조경제를 위해 삼고초려해 한국에 왔다"며 "정치 현실에 좌절하고 사의를 표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해외에 있는 우리 인재들도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등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런 정치적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라며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고 들어온 인재들을 더 이상 좌절시키지 말아야 한다"며 정치탓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김 후보자를 정치적 피해자로 부각시켜 여론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 정부조직 개편 논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도 박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정치탓을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면담조차 거부하는 야당과 정치권 난맥상을 지켜보며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던 자신의 꿈이 산산조각 났다"며 박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사퇴의 이유를 야당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그는 미래부 장관에 지명된 직후부터 ▲미국 CIA 외부 자문위원 경력 ▲미 해군 복무 등의 국가관 의문시 ▲국내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자격에 대한 시비가 계속돼 왔다.
때문에 당초 그를 미래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성호 민주당 대변인은 "대통령은 야당만 탓하지 말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자질과 능력, 도덕성 있는 인사를 추천하길 바란다"며 박 대통령에게 인사 스타일의 변화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