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퇴임 뒤 일반인으로 돌아가자마자 각종 고소·고발 사건에 휘말리고 있다.
5일 서울중앙지검에는 퇴임 9일째를 맞은 이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2건의 고소·고발 사건이 접수됐다.
참여연대는 이날 오전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 아들 이시형씨를 배임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참여연대 측은 기자회견을 갖고 "이 전 대통령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김 여사와 시형씨에 대해서는 조세포탈 혐의로 각각 고발한다"면서 "전직 대통령의 위법한 행위는 정치적·형사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YTN노조는 이 전 대통령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권재진 현 법무부장관,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을 민간인 불법사찰을 지시하고 주도한 혐의로 고소했다.
노조 측은 고소장을 통해 "이 전 대통령 등이 비선조직인 공직윤리지원관실을 만들어 국민을 불법 사찰해 세금을 함부로 유용해 횡령한 혐의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두 사건은 모두 이 전 대통령 재임시절, 이 전 대통령이 불법행위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했다고 강하게 의심됐던 사건들이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경우, 검찰은 1차 수사와 재수사를 거쳐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을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청와대 민정수석실 개입여부 등 이 전 대통령이 관여된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 검찰이 소극적인 수사태도로 일관해 논란을 빚었다.
특검 수사로까지 넘어간 내곡동 사저 사건은 특검이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김태환 전 경호처 행정관, 심형보 전 경호처 시설관리부장 등 3명을 특경가법상 배임·공문서변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현직 대통령의 신분이기 때문에 수사할 수 없다며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이날 고소·고발을 진행한 참여연대와 YTN노조는 대통령 재직 당시는 형사상 소추가 면제되지만 퇴임 후에는 재직 당시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에 고소·고발에 나서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앞서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조상철)는 경실련과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지난해 8월 서울시가 서울시메트로9호선 주식회사와 계약에서 특혜를 줬다며 이 전 대통령과 서울시 공무원,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가 투자한 민자회사 이사 등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사건이 형사1부로 넘어온 지 오래되지 않았다"면서 "평검사 인사 등으로 본격적인 수사는 다소 미뤄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