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이 탄력을 받았다. 올해 주주 배당을 하지 않는 대신 그 여력을 OLED에 집중할 방침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사진)은 8일 경기도 파주공장에서 열린 제28기 정기주주 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와 만나 "지난해와 올해 6세대 LTPS(저온폴리실리콘) 공정 전환과 OLED 신규라인(M2) 등에 투자가 집중됐다"면서 "미래에 대한 투자인만큼 주주들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앞서 열린 주총에서 "경영환경이 불확실하다"면서 "미래 산업을 준비하기 위해 올해 배당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주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는 "경영환경 변화와 OLED 시장선도를 통한 실적이 개선되면 배당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그룹이 시장선도를 기치로 내걸며 전사적인 역량을 쏟아 붓고 있는 OLED 사업에 집중할 뜻을 밝힌 것이다.
LG디스플레이의 이러한 결정은 올해 역시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OLED 올인 전략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일본 샤프에 1000억원대의 지분투자를 한 것과 관련해선 "60인치 이상 패널에선 샤프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패널 수급 안정을 위한 것 조치로 보인다"면서 "(이를 의식하지 않고)우리의 할 일을 열심히 하겠다"면서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샤프에 104억엔(한화 약 1200억원) 투자를 결정함에 따라 LG디스플레이가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마트폰 특허를 둘러싸고 삼성과 특허분쟁 중인 애플이 샤프에 대한 의존도를 축소하고, LG디스플레이로 선회할 것이라는 기대감의 반영이다.
이번 주에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 삼성디스플레이와의 특허 관련 협상은 실무진 구성을 비롯한 준비 과정에서 추가적인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뚝딱 해결될 일이 아니다"면서 "서로 허심탄회 얘기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협상이 다음주쯤에나 시작될 걸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이날 IFRS 연결기준 매출액 29조4296억원, 영업이익 9123억원을 포함한 지난해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을 포함한 5개의 안건을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한 소액주주는 재무제표를 비롯한 5개의 안건에 대해 모두 거부권을 행사해 눈길을 끌었다. LG디스플레이의 주식을 2만주 정도 보유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 주주는 반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은 채 반대표를 행사했다.
한 사장은 주총 직후 곧바로 이 주주를 찾아갔으나 당사자는 끝내 입을 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 사장은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해프닝에 대해 업계에서는 주주권한의 행사 또는 무언의 채찍 차원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