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정기자] 경기부양을 위해 돈 풀기에 나섰던 미국·일본 등 주요국들이 양적완화 기조 추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환율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장중 96엔대를 돌파했고 원·엔 환율은 지난 2008년 10월 이후 4년 5개월만에 1130원대로 하락했다. 주변국의 양적완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엔 약세가 다시 속도를 내면서 원화절상 압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환율 변동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축소 ▲외환건전성 부담금 부과 ▲외국인 투자자금 과세 등 이른바 ‘거시 건전성 3종세트’를 강화해 외국인 자본유입에 대응하고, 한국형 토빈세(금융 거래세)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 수출기업들의 환리스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환위험관리 정책 및 자금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부의 정책이 단기간 효과는 거둘 수 있어도 장기적인 원화 절하 효과를 거두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000~2006년 엔화가 강세였을 당시 일본 정부도 엔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여러 정책들을 펼쳤지만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다"며 "경제규모가 크지 않는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 환율방어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도 "선물환 포지션 한도 축소 등 자본유출입 안정화대책은 해외자본 유입을 억제하는데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원화 강세 추세를 뒤바꿀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결국 속도를 완화시키는 효과 정도만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환율 대응과 함께 장기적인 원화 강세에 대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생산과정 혁신이나 생산성 향상을 통해 근본적으로 생산비용을 줄이고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원고 추세가 이어질 경우에 대비해 기업들은 해외생산 비중 조정 등의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도 "원가절감 및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 모색 등 시장상황에 맞춰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결제통화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