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심상치 않다'..'스마트+NFC' 날개달고 부활 '날갯짓'

IT업계 트렌드 반영한 스마트기기 선보여 삼성·LG 긴장

입력 : 2013-03-14 오후 4:22:28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소니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올 들어 국제전자제품 박람회(CES),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등 각종 행사에서 IT업계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웰메이드' 제품들을 선보이며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경쟁업체들의 간담을 서늘케 만드는 등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 부활을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일본 시장 특유의 '갈라파고스'(Galapagos) 성향이 강했던 과거의 흔적을 이제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소니가 최근 내놓은 스마트폰, 태블릿PC, TV, 주변기기 등 모든 제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스마트한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올해 경영전략의 최대 주안점을 '연결성'(Connectivity)으로 설정하고 기존의 스마트 디바이스에 근거리 사물통신(NFC), 블루투스, N스크린 등의 기능을 강조한 제품들을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단순히 기존 전자제품에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하는 수준이 아니라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들의 니즈(Needs)에 대해 확실한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최고 경영진의 강한 의지다.
 
관련 업계에서는 소니의 전략 제품군 및 주변기기의 자체 완성도가 업계 최고급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소니의 이 같은 변화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진난달 MWC 현장에서 만난 국내 제조사의 고위 관계자는 소니의 부스를 둘러본 뒤 "소니가 드디어 게임의 법칙을 깨달았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올해 소니가 최대 전략으로 '연결성'을 내세운 건 지난 십수년간의 부진과도 무관하지 않다. 삼성, LG 등 경쟁업체보다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몰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세계 시장 변화에 대한 전략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추격자 전략'을 택한 삼성이 세계 시장에서 소니를 멀찌감치 따돌릴 수 있던 원동력도 시장 수요에 빠르게 대처하는 능력 덕분이었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소니가 기존의 ‘장인정신’보다 소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는 것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즉, 소니의 가장 큰 문제는 기술력이나 제품이 아니라 소통과 마케팅이었다는 얘기다. 최근 카즈오 히라이 최고경영자(CEO)가 "NFC를 통해 '소니다움'(Sonyness)을 세상에 확산시킬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쟁업체인 삼성전자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빈틈이 없는 스마트폰'으로 평가받고 있는 소니 엑스페리아Z는 올해 소니가 구상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핵심에 위치한다. 스마트폰이 일반 PC와 태블릿, TV 등 다양한 제품들을 아우르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셈이다.
 
올해 소니는 이미 출시한 엑스페리아Z와의 성공을 시작으로 태블릿PC, 콘텐츠 스테이션, TV 신제품 등을 내놓을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각종 전자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고 탄탄하다는 장점을 적극 활용해 총 50여개에 이르는 리시버(헤드셋, 이어폰), 휴대용 스피커, 홈시어터 등 주변기기도 출시한다.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3'에 마련된 소니의 부스.
 
소니가 올해 출시할 제품들의 특징은 '원터치' 콘셉트를 내세운 근거리무선통신(NFC)이다. 블루투스가 기기간 설정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반면, 복잡한 설정 없이 단 한 번의 터치만으로 간단하게 연동되는 것이 NFC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이다.
 
새로운 하이엔드 TV인 '브라비아TV'도 NFC를 지원하는 리모트 컨트롤을 탑재해 스마트폰 콘텐츠와 TV콘텐츠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 스마트폰과 원터치로 연결해 사용하는 최고급 헤드셋 'DR-BTN200'도 같은 맥락에서 출시된 제품이다.
 
한때 소니의 효자 품목 중 하나였던 콘솔(가정용 게임기) 시리즈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도 보다 소통을 강조한 '소셜' 기능을 탑재했다. 이 기능은 가상공간에서 일어나는 게임을 하면서 실제 세계의 친구 또는 불특정 다수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한다.
 
물론 애플, 구글, 삼성 등이 구축한 기존 IT 시장의 헤게모니를 단번에 역전시키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이는 소니가 다양한 기존 IT업계 강자들이 구축해놓은 에코시스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디바이스를 내놔야 한다는 과제로 귀결된다.
 
대형 IT업체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카메라 제품에 와이파이를 탑재하는 수준을 놓고 '소통'이라고 부를 수는 없는 점이 스마트 시대 이후 소니의 가장 큰 결점이었다"며 "소니가 원터치와 연결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부분은 소비자가 '편하고 쉽게 소통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파고드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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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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