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미국)=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딴죽인가. 대응인가.
'갤럭시S4' 공개(언팩)를 하루 앞두고 LG전자가 삼성전자 광고판 바로 위에 '4'를 부각시킨 자사 스마트폰 광고를 실었다. 경쟁사 간 신경전이 해외로까지 이어지며 망신살을 톡톡히 샀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에 한국을 대표하는 스마트폰 제조사 두 곳의 대형광고가 위 아래로 나란히 게재됐다. 지난 4일
삼성전자(005930)가 마련한 '갤럭시S4' 출시 광고 바로 위에
LG전자(066570)가 이날 0시를 기점으로 새로운 광고를 내건 것.
현지 취재진을 당혹스럽게 한 것은 양사의 광고 도안이었다. 이날 LG전자가 새로 게시한 광고 도안은 삼성의 광고와 매우 유사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얼핏 보기엔 같은 업체의 광고로 오해할 법한 장면이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에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광고가 위아래로 나란히 게제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 언팩행사 개최를 공지하는 광고를 지난 4일 실었고, LG전자는 13일 이와 비슷한 도면의 광고를 게제했다.
삼성전자의 광고 카피는 'Be Ready 4 the Next GALAXY(다음 갤럭시를 준비하라)'는 문구로 갤럭시S4를 의미하는 숫자 '4'가 크게 부각돼 표기돼 있다.
LG전자는 ▲'It’ll take more than 4 to equal one LG Optimus G'(옵티머스 G 한대와 맞먹으려면 최소 4대 이상의 제품이 필요하다) ▲'LG Optimus G is here 4 you now(옵티머스 G는 지금 바로 당신을 위해 여기 있다)' 등 2개의 카피를 채용했다.
두 가지 광고 카피 모두 '4대의 제품'과 영어 'for'와 발음이 유사한 '4'를 부각시키기 위해 숫자 4를 삼성전자 광고의 4만큼 크게 확대해 게재했다.
현지인에 보기에는 차이점을 찾을 수 없는 같은 광고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저런 광고가 게재될 줄은 전혀 예상 못했다"며 "LG전자가 부각시키는 '4'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지도 않고, 삼성 광고 바로 위에 게시하는 것은 너무 고의성이 짙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국내 취재진들도 "경쟁사라지만 남의 잔칫집에 재를 뿌리는 것은 심했다"며 "같은 국내기업끼리 상도의가 없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반면 LG전자는 "지난 1992년부터 2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광고를 게재해 왔다"며 "별다른 의미는 없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우리 광고판 자리에 삼성이 광고를 내건 것은 자충수였다"며 "당연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남의 집으로 들어온 것은 삼성 아니었느냐"며 "치열한 마케팅 전쟁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타임스퀘어는 영화와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예술 공연을 여는 브로드웨이의 '만남의 광장' 격 역할을 하는 곳으로. 뉴욕의 젊은이들과 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