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용산역세권개발의 키를 쥐고 있는 코레일이 사업 정상화 방안을 내놨지만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시공권 포기 등을 조건으로 사업의 전권을 쥐려는 코레일의 의도에 대해 반감을 갖기 시작한 민간출자사들이 적지 않고, 제안을 받아들이기에 포기할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용산사업의 2대 주주였던
롯데관광개발(032350)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디폴트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아 민간출자사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주주협약 폐기·상호 청구권 포기..민간출자사 반대 심해
코레일은 이번 용산사업 정상화 방안에 대해 나머지 29개 민간 출자사들로부터 내달 1일까지 수용의견을 받고 2일 주주총회를 열어 특별결의로 처리할 계획이다.
만약 민간출자사들의 반대가 커 정상화 방안이 주총을 통과하지 못하면 용산개발 사업은 파산 수순을 밟게 된다.
앞서 코레일은 민간출자사들에게 ▲시공권 포기 ▲주주간 협약 폐기 ▲상호 청구권 포기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민간출자사들은 코레일이 제시한 정상화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주주간 협약은 30개사나 되는 주주들의 이익을 조정하기 위해 시공권 배분방법 등 수많은 사항이 체결돼 있는데, 이를 백지화 시키자는 제안을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상호 청구권 포기에 대해서도 민간 출자사들의 반대가 크다. 사업이 무산될 경우 손해배상 청구도 할 수 없는 조건에 동의할 출자사는 없다.
한 민간출자사 관계자는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하지만 어느 정도 투자를 한 상태에서 시공권 등을 포기하라는 제안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용산 디폴트 후폭풍..'연쇄 부실' 우려 확산
이런 가운데 용산개발 관련 회사들의 부실 우려도 확산되고 있어 용산 디폴트에 따른 후폭풍도 가시화되고 있다.
실제 지난 18일 용산사업의 2대 주주였던 롯데관광개발은 서울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또 이날 대성회계법인으로부터 '2012 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도 몰렸다.
관련 전문가들은 롯데관광개발 법정관리행 등 민간출자사들의 부담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출자사들이 코레일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레일의 제안을 민간출자사가 받아들인다면 해당 직원들은 아마 옷을 벗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 타협안을 찾아야지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라고 하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 역시 "민간출자사들이 코레일의 제안을 받아들이려고 했다면 진작에 했을 것"이라며 "지금과 같이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선뜻 나설 출자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