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글로벌투자자의 관심이 19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려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 위원들이 양적완화(QE) 종료 시점에 대해 논의할 수는 있지만 구체적인 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다만, FOMC회의가 끝나는 20일 기자회견에서 벤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美 경기지표 호조..QE 속도조절론 '대두'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연준이 출구전략을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뉴욕증시가 연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쏠림이 우려되고 소비와 주택 등 경제지표들도 뚜렷한 개선을 나타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2월 소매실적은 전월보다 1.1% 늘어 시장 예상치 0.5%를 크게 웃돌았고 작년 9월 이후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중 소비 비중이 7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소매실적 호조는 경기가 그 만큼 나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화정책의 기준이 되고 있는 고용지표도 개선이 뚜렷하다. 미 노동부는 2월 실업률이 7.7%를 기록했고 비농업취업자수가 23만6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16만명 증가할 것이란 예상치는 물론 직전월인 1월 11만9000명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톰 포셀리 RBC캐피털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지표가 2월 수준으로 유지되면 연준이 과도하게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내부에서도 양적완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달 “내년 중반에 미국의 실업률이 6.5%로 떨어질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상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존 윌리엄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연준은 경기동향과 함께 채권매입에 따른 비용과 이익을 고려해 자산매입 속도를 조절해야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고용지표 개선 '불확실'…양적완화 기조 변함없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용지표가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통화 정책이 바뀔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달 기록한 실업률 7.7%는 예상보다 개선된 것이나 연준 목표치인 6.5%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아울러 최근 실업률 하락이 일자리 창출이 아닌 구직을 포기한 인구가 늘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을 하거나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수를 보여주는 노동참여율은 지난달 63.5%로 32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엘렌 젠토나 노무라증권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두 달간 일자리수가 예상보다 큰 호조를 보였지만 12개월 평균을 약간 웃도는 정도로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정부 예산 삭감 ‘시퀘스터’ 발동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도 정책 변화를 방해한다는 분석이다.
맨수어 모히 어딘 UBS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연준은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벤 버냉키 의장도 기자회RUS에서 노동시장에서의 실질적인 개선이 있을 때까지 양적완화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즈도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금융시장에 출구전략 신호를 보내기보다 기존 노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경제전망에 대한 판단은 눈여겨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FOMC의 연말 실업률 전망이 기존 7.73%에서 하향 조정될 경우 그 만큼 노동시장이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어딘 스트래티지스트는 "연준이 실업률 전망을 낮출 경우 하반기에는 자산 매입에 따른 양적완화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