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정부의 10조원대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이 알려졌지만 채권시장에 큰 변수가 되진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시장은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는 유럽발(發) 변수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20일 이재형 동양증권 연구원은 “적자국채 발행을 통해 재원이 마련되고 이를 통해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추경은 채권시장 약세요인”이라며 “2009년 28조원 규모의 추경이 있었을 때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간 4.4%로 100bp(원빅) 가량 상승했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추경 변수는 국채시장 수급에 있어 단기적인 영향에 그쳤을 뿐이란 설명이다.
이재형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가 2%로 낮은 수준이었으며 주가지수도 1000선에서 700p 가량 상승하는 등 경기가 바닥권에서 회복한다는 기대가 커지며 장기국채 수익률은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특히 올 들어 새 정부의 추경 가능성은 계속 제기됐는데 기준금리 인하 여지가 있고 주가지수는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상승탄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강하단 점은 2009년과 달라진 부분이라고 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유럽발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어 추경보다는 유럽 변수가 채권시장에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급상 추경 규모 10조원은 채권시장이 소화하는 데 별 무리가 없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한 새 정부의 의지라면 추경 하나로만 봐서는 의미가 없다.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금리인하 등도 함께 나와야 한다”며 “우후죽순식 정책은 큰 효과 발휘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수급상 10조원은 채권시장에서 소화되기 어려운 규모라고 보기 어렵다”며 “결국 수급부담보다는 경기회복 여부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정임보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조원 추경은 이미 시장에서 기정사실화 한 규모”라며 “추경을 하면 결국 금리인하가 수반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예정된 흐름이 전개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