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일본 증시의 장기 부진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났던 일본펀드가 엔저정책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자 다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일본펀드의 투자규모는 지난 2007년 초 1조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달 말 3358억원까지 줄었지만, 1월 중순 순유입으로 돌아서 지난달말부터 주간 150억원 내외로 설정액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투자자들도 주식형 펀드로의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245억엔이었던 주식형펀드로의 순유입규모는 지난달에는 2564억엔으로 전월대비 10배 넘게 증가했다.
◇일본펀드, 연초이후 수익률 15%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9일 기준으로 일본펀드는 연초이후 15.49%의 수익을 냈다.
미국펀드의 연초이후 수익률 10.25%에 비해서도 선전했고, 중국펀드의 마이너스 3.41% 수익률과 비교한다면 더욱 두드러지는 수치다.
한화일본주식&리츠 펀드는 연초 이후 24.19%의 수익을 내면서 일본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엔화약세의 가장 큰 수혜주인 자동차 업종을 편입하고 있는 신한BNPP Tops 재팬 펀드도 연초이후 19.67%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헤지여부에 따라 동일한 운용전략을 쓰는 펀드간에도 성과에는 차이가 났다.
삼성당신을위한N재팬펀드의 환헤지형은 연초이후 18.06%의 수익을 냈지만, 환노출형은 13.85%에 불과했다.
프랭클린템플턴재팬펀드도 환노출형은 16%대 수익률이지만, 환헤지형은 12%대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엔화약세가 속도가 완만해지면서 수익률격차는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주식형 펀드 수익률(3월20일 기준)]
(자료=제로인)
◇일본증시, 단기 속도조절 전망
증권가에서는 엔화 약세의 속도조절과 벨류에이션 등을 감안할 때 일본증시의 상승은 단기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종원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증시는 단기적으로 약 10% 가량의 상승여지가 남아있다"며 "닛케이225지수 기준으로 1만3500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의 추가 약세가 예상되지만 속도조절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일본증시는 경기부양이라는 기대감만 반영했기 때문에, 실제 지표개선으로 가시화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일본펀드는 주력으로보다는 위성펀드로 투자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펀드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동반된 내수부양으로 일본경제는 정상적 국면을 찾아갈 것"이라며 "일본경제는 디플레이션 탈출의 초반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일본증시는 1만8000엔까지 오를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본펀드의 중장기적 투자는 유효하다"며 "엔화약세를 고려해 환헤지 형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