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10년)①저금리시대 가파른 '성장'..올해 20조 돌파 전망

(특별기획)"과도한 규제 풀고 새도약 준비해야"

입력 : 2013-03-25 오후 1:00:00
[뉴스토마토 고재인·이종용기자] 방카슈랑스(보험회사 외에 금융기관에서 파는 보험상품)가 도입된지 올해로 10년째다. 도입 단계부터 논란이 많았지만 도입 10년째를 맞는 방카슈랑스는 은행과 보험업계에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풀어야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 불완전판매의 온상으로 지적될 정도로 성행하고 있는 꺾기(구속성 보험상품 판매)와 은행주도의 수익성 상품 판매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방카슈랑스 10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장과정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개선돼야 할 문제와 발전방향에 대해 적극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자 특별기획 `방카슈랑스 10년의 명암`을 다섯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방카슈랑스 판매수익은 지난 2008년 도입 5년만에 10조원을 돌파했고 2011년에 18조원을 넘어섰으며 10년째를 맞는 올해는 2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생명보험상품 판매의 절반 가까이가 설계사가 아닌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될 정도로 보험판매의 주요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방카슈랑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수익원을 찾던 은행권에서 관심이 높아졌고 최근 2~3년 사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은행권 방카 보험료 수익 급증세
 
방카슈랑스의 보험료 수익은 저금리 기조를 보이면서 놀라울 정도로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3단계 도입이 완료된 2008년까지 방카슈랑스 보험료 수익은 10조5839억원을 기록했으며, 2009년 11조8539억원, 2010년 4조원 가까이 급증하면서 15조7986억으로 증가했다. 2011년 18조2087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잠시 주춤한 것으로 보이지만 소폭 오름세를 지속한 것으로 추정돼 오름세는 여전하며 올해는 2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방카슈랑스 규모는 은행을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은행의 영업방향에 따라 실적이 달라지고 있다.
 
은행은 방카슈랑스 보험료 수익의 90%대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리가 낮아지면서 수익사업으로 방카슈랑스에서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됐다"며 "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2009년에 방카슈랑스 수익이 큰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방카슈랑스가 생명 보험 판매채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초회보험료 기준 2003년 도입 당시 34.8%(2조2434억원)로 설계사 43.1%(2조7748억원) 보다 낮았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방카슈랑스에 뛰어들면서 점유율은 역전됐다. 2011년 방카슈랑스는 47.6%(7조2154억원)을 기록해 설계사 24.3%(3조6775억원)의 비중을 두 배 정도 앞질렀다.
 
 
◇소비자, 2~5%대 보험료 인하 효과
 
방카슈랑스는 소비자에게도 보험료 인하라는 혜택을 가져다줬다. 금융당국은 보험업법 감독규정으로 방카슈랑스 사업비 항목에서 보험계약 체결시 기존 설계사 계약체결비용보다 30% 정도 저렴하게 할 것을 명시화하고 있다.
 
따라서 사업비 항목에서 보험료 인하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계약 체결시 소요되는 수당에서 절감효과가 있기 때문에 방카슈랑스 보험료의 인하로 이어지고 있다"며 "각 상품별로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보험료 인하요율도 달라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카슈랑스와 설계사에게 공동으로 판매되는 A연금보험 상품의 경우 납입보험료는 같지만 해지환급금은 방카슈랑스가 높다.
 
 
20만원씩 납입하는 이 상품의 1년차 납입보험료가 240만원이라면 방카슈랑스의 경우 162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설계사를 통해 가입한 동일 상품의 경우 133만원 밖에 받지 못한다. 21.8%(29만원)의 차이다.
 
연금보험의 특성을 감안해 10년후 해지환급금을 비교를 해도 방카슈랑스는 2634만원, 설계사 채널은 2579만원으로 2.1%(55만원)의 차이가 난다.
 
◇우여곡절 방카슈랑스..주요 보험 판매채널 부상
 
방카슈랑스는 은행권이 어려울 때 수익원 확보차원에서 도입이 논의돼 지금의 단계까지 성장해왔다.
 
은행들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2차 구조조정을 통해 퇴출절차를 밟았고, 2000년까지 통폐합 과정이 마무리됐다.
 
이때 정부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허물어진 은행의 살길을 마련해주기 위한 여러 지원책 중 하나로 방카슈랑스를 제시하면서 2001년부터 도입논의가 본격화됐다.
 
정부는 방카슈랑스가 도입되면 금융소비자, 금융기관, 보험회사 등 이해관계자의 편익이 크게 개선되고 사업비 절감으로 금융소비자들이 저렴한 보험료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는 보험사 영업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정부는 조율을 통해 단계적 도입 방안을 제기해 2003년 3월 관련법을 통과시켰다. 이후 같은해 8월에 방카슈랑스는 전격 도입됐고,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됐다.
 
방카슈랑스 도입은 총 4단계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현재는 3단계까지 추진된 상황이다. 1단계로 저축성보험, 2단계는 환급금 없는 순수보장성 보험, 지금은 3단계인 만기 환급금 있는 보험까지 도입됐다.
 
2008년에 도입될 예정이었던 4단계 자동차·종신·CI(치명적 질병) 보험 등은 보험업계의 반발로 폐지됐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방카슈랑스가 어느 정도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특정보험사의 상품 비중이 25%를 넘지 못하는 규제를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부 출범과 올해 방카슈랑스 도입 10년을 맞아 방카슈랑스의 또 다른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부분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원스톱종합금융이라는 취지에 맞추고 소비자 편익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상품의 판매를 제한하는 25%룰과 상품판매 제한 등은 풀어줘야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리즈기사는 4월5일(금)과 12일(금) 낮 12시30분 토마토TV를 통해 특집프로그램 `토마토스페셜 1·2편`으로 방송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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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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