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화학이 올해 소형 2차전지 시장에서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점유율 2위로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현실화될 경우 소형 리튬이온 2차전지 부문에서 삼성SDI와 LG화학 등 국내 기업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게 된다. 2차전지 간판 국가로서의 발돋움인 셈이다.
21일 일본 시장조사기관 B3(구 IIT)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리튬이온 2차전지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3.63% 증가한 8억1700만셀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삼성SDI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파나소닉은 7억2200만셀을 출하하며 전년 대비 6.23%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과 파나소닉이 각각 18.68%, 16.51%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 양사 간 격차는 2.17%포인트로 벌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18.7%의 점유율로 2위 자리를 수성해온 파나소닉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전세 역전은 변화하는 시장과 주력제품의 차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소형 2차전지 시장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울트라북 중심으로 옮겨감에 따라 폴리머 전지가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
국내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원통형 전지의 출하량(17억8800만셀) 폴리머(12억1100만셀) 전지를 앞섰으나 올해는 폴리머 전지가 약 17억9200만셀로, 원통형 전지(16억8400만셀)를 따돌릴 것으로 전망됐다.
소형 2차전지 시장은 스마트 기기의 급성장으로 얇고 가벼운 폴리머 전지의 수요가 늘고 있는 반면, 원통형 전지는 기존 노트북 수요의 침체로 점점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LG화학은 현재 중국 남경 등에 폴리머 전지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것과 동시에 기존 원통형 전지는 전기 자전거와 전동공구 등으로 발을 넓히는 등 노트북 대체 시장을 찾고 있다.
반면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은 여전히 각형과 원통형에 치중하며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전지 업체들이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에 치중하는 바람에 폴리머 전지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국의 IT 회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것도 점유율 하락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방산업인 IT 부문에서 한·일 기업의 온도차도 양사의 명암을 엇갈리게 할 요인으로 꼽힌다. 전방산업의 실적에 따라 2차전지 업계 역시 연쇄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일본은 소니·파나소닉·샤프 등 주요 전자 기업들이 주춤하면서 소형 2차전지의 수요 감소가 이뤄질 것으로 관련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파나소닉은 핸드폰, 캠코더, 카메라 등 완제품을 제조하는 덕에 안정적 수요가 있지만, 위축된 전방시장의 여파마저 헤쳐나가기엔 버거워 보인다. 여기에다 일본 히타치와 TCL이 최근 파나소닉을 등지고 LG화학으로 공급처를 바꾸는 등 자국 기업들의 이탈 조짐마저 격화되면서 어려움은 가중될 전망이다.
반면
LG화학(051910)은 애플의 '아이패드',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구글 '넥서스7' 등을 비롯해 최근 LG전자의 '옵티머스G'와 후속작인 '옵티머스G 프로' 등에 폴리머 전지를 공급하고 있다. 올 2분기부터는 분기당 스마트폰 1000만대 판매를 예고한 상황이어서 LG전자도 전세 역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파나소닉이 완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게 강점이지만 LG화학이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공급처를 늘리고 있는 만큼 점유율 상승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