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장밋빛 전망 속 곳곳에 '암초'

입력 : 2013-03-25 오후 12:16:40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올해 미국 경제 전망이 장밋빛을 띠고 있고 있지만 질적 개선이 시급한 고용여건, 소비 양극화 등 암초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美경제 낙관론 잇따라..시퀘스터 극복 '기대'
 
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월가 투자은행(IB)들이 미국 경제성장에 전망을 잇따라 상향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美소매판매 추이                                             자료:Fred
미 경제신문이 지난주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GDP)을 2.2%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1월 같은 설문조사에서 응답한 1.7% 전망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신문은 "미 기업들과 소비자들이 1월과 2월 급여 소득세 및 휘발유 가격 인상을 잘 극복했다는 조짐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2%대 후반의 높은 성장률을 예상하는 곳도 있다. 데이비드 베르슨 네이션와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 경제성장률을 2.8%로 예상했다.
 
세금부담 증가 및 유로존 재정 위기 등에도 불구하고 소매와 고용 등 미국 경제지표는 기대 이상의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루스 카스만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소비지출이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는 있겠지만 미국 경제 회복이 이어지면서 하반기에는 2.5%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시퀘스터 충격 과소 평가..성장률 전망 하향도 
 
반면, 올해 미국 경제가 예상만큼 성장하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올해 초 세금 인상과 연방정부의 예산이 자동 삭감되는 '시퀘스터'의 충격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통신사 ANSA는 입수한 자료를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은 조만간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1.7%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월 IMF가 전망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2.0%에서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하향 조정 배경에는 '시퀘스터'와 증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자리잡고 있다. 
 
미국 전문가들도 이달 미국 정부 예산 삭감으로 2분기부터 고용 축소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연말까지 월평균 2만5000명에서 3만명 정도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도 "부채 디레버리징이 지속되고 경기회복세도 미약한 상황에서 재정지출 축소는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재정지출이 1달러 감소할 경우 GDP는 1.5달러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용·소비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찜찜'
 
고용지표와 소매지표 개선도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긍정적인 경제전망의 배경이 되고 있는 고용지표는 질적 측면에서의 개선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사라 블룸 래스킨 이사는 지난 22일 한 강연에서 "최근의 고용 성장은 저임금과 비정규직에 너무 집중돼 있다"며 "경기회복의 발판이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의 금융완화 정책이 고용개선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미국 노동자 4분의1은 저임금에속한다"며 "임금이 제자리인 상태에서는 제대로 된 번영을 실현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금융위기 이후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것 역시 비정규직 일자리가 사상 최대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금융위기 이후 고용증가분에서 파트타임 고용 비중은 2007년말 16.9%에서 최근 19%로 급등한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풀타임 고용은 3%대 초반에서 제자리 걸음이다.
 
◇미 노동참가율 추이(`08년~`13년)               자료:미 노동부
지난 2월 고용률도 58.6%로 금융위기 이후 58%대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취약한 고용시장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2월 7.7%로 떨어진 실업률도 구직 포기에 따른 노동인구 축소에 따른 것이란 관측도 많다. 
 
이를 보여주듯 미 노동인구참여율은 2월 중 63.5%로 79년 이후 최저였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민간소비도 안심하기엔 이르다. 
 
톰슨로이터와 미시간대가 집계하는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71.8로 1년3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예상치인 78도 크게 하회하는 수치였다. 
 
3월 초 시퀘스터 발동 이후 정부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태도가 악화된 것이다. 
 
짐 오설리만 하이프리퀸시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시퀘스터 관련 이슈가 소비자신뢰지수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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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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