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직장인 김성모(32)씨는 퇴근길 백화점에 들러 봄철에 입을 만한 트렌치코트를 하나 점찍어 뒀다. 디자인과 가격, 치수를 꼼꼼하게 알아본 뒤 집으로 돌아와 온라인몰을 통해 구입했다. 온라인몰에서 제공하는 쿠폰을 사용해 백화점 보다 10% 가량 싸게 샀다.
26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불황으로 합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른바 '쇼루밍(showrooming)족'이 늘고 있다.
쇼루밍이란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둘러본 뒤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소비 형태를 이르는 말이다.
이 같은 소비 트렌드는 같은 제품을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소비자들은 선호하지만 백화점 등 유통업계에서는 경계의 대상이다. 특히 요즘같이 정부 규제에 소비침체까지 겹쳐 매출이 줄고 있는 불황엔 더 그렇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자사가 운영하는 온라인몰을 통해 쇼루밍족 잡기에 나섰다.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집에서 받아보는 편리함에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특징을 앞세우고, 롯데백화점이라는 브랜드로 신뢰를 더해 온라인몰의 약점을 커버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백화점’을 표방하는 '엘롯데' 홈페이지 화면.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3월 오픈한 '엘롯데'는 '온라인 백화점'을 표방한다. 롯데백화점 입점 상품을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제품에 대한 A/S 혜택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또 오프라인에 비해 프로모션이 다양해 백화점과 같은 제품이라도 5~10% 가량 할인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최근에는 1500만원이 넘는 고가 '모터바이크'나 100만원도 넘는 '럭셔리 스파 이용권' 등 백화점에서 구매할 수 없는 고가·이색 상품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고 있어 일반 온라인몰과의 차별화가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온라인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엘롯데'는 지난해 3월 오픈 첫 달 매출 10억원에서 1년 만에 월평균 130억원으로 매출이 급증했다. 회원수는 현재 270만명으로 하루 평균 4000명 이상 가입자가 늘어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엘롯데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연령층은 30대다. 10~20대에 비해 구매력이 있으면서 인터넷 사용이 익숙한 세대라는 점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30대와 40대 구매 비중이 30% 정도로 비슷한 것과는 차이가 난다.
이와 함께 종합온라인몰 롯데닷컴은 '스마트픽'이라는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몰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스마트픽이란 롯데닷컴에서 주문한 상품을 전국 롯데백화점 내 100여개 매장에서 당일 직접 수령하는 특화 서비스다. 롯데백화점은 내년까지 로드샵을 포함해 총 500여 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픽을 이용할 경우 물품 수령 직후 사이즈나 색상을 확인한 후 교환 및 수선이 가능해, 조금 더 저렴하게 백화점 의류를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유통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내외 온라인몰의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추세"라며 "믿을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으로 계속 사랑 받는 엘롯데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