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네이버 초기화면 뉴스서비스가 바뀌었다.
1일 네이버 운영업체 NHN은 기존 뉴스캐스트를 종료하고, 오후 2시부터 각 언론사 실시간 홈페이지 화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뉴스스탠드를 전면 도입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기로 미디어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을 예측하고 있다.
◇ NHN, 케케묵은 논란 해소할까
NHN(035420)에게 초기화면 뉴스서비스는 그야말로 가시 같은 존재였다. 선정성, 편집권 훼손, 콘텐츠 무임승차 등 갖가지 논란은 NHN을 끊임없이 괴롭혔고, 언론사와의 갈등 또한 더욱 심화됐다.
오랜 고민 끝에 해결책으로 제시된 게 바로 뉴스스탠드인 셈이다. 우선 매체별로 하나씩 대표기사를 링크시킨 예전 뉴스캐스트와 달리 와이드뷰어 방식으로 실시간 20개의 상위기사를 노출함으로써 ‘낚시질’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 뉴스스탠드 화면
아울러 이용자에게도 'MY뉴스‘ 기능을 통해 직접 매체를 선택하고, 원하는 콘텐츠를 소비하게끔 재량권을 부여했으며, 편집권 훼손 논란을 막기 위해 언론사가 기사 및 이미지 배치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배너광고와 지면신문 구독모델을 통해 입점매체에 재정적 도움까지 준다는 계획이다.
김정우 NHN 차장은 “서비스가 자리를 잡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리겠으나 이용자 적응이 이뤄지면 온라인 저널리즘이 크게 개선될 것을 기대한다”며 “파트너사들과 힘을 합쳐 서비스 안착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논란 해소되겠지만 트래픽 감소 불가피할 것”
전문가들은 NHN 의도대로 대부분의 논란이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사 낚시질이 어려워질 것이며 언론사에게는 편집권이, 이용자에게 선택권이 주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하지만 그 대가는 생각 이상으로 가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뉴스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디지털전략부 차장은 네이버와 언론사 모두 상당한 양의 트래픽 상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스탠드 이용자는 선호매체를 선정하고, 생소한 인터페이스의 와이드뷰어와 편집판을 통해 기사를 봐야 한다. 소비과정이 예전 뉴스캐스트에 비해 복잡해진 것이다.
◇ 테스트 기간 뉴스스탠드 트래픽 추이
실제로 지난 3개월 간의 테스트 과정에서 뉴스스탠드로 미리 전환한 이용자는 별로 많지 않았다. 온라인 리서치기관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주간 뉴스스탠드 순방문자는 40만명 수준에 불과했다. NHN측이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MY뉴스 전환비율이 한자리수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언론사 사업국 담당자는 “트래픽과 매출 모두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며 “분명 NHN도 알고 있을 텐데 예고일 전환을 강행한 거 보면 그야말로 용단을 내린 셈”이라고 말했다.
◇ “책임회피 말고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이번 뉴스스탠드 도입은 미디어업계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최진순 차장은 이용자 선택권이 넓어져 구독할 가치가 있는 매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가정하에 주류매체의 기득권 유지, 혁신매체의 급부상, 여타매체의 쇠락을 예측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업계 전반적으로 혁신을 일으키는 촉진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성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크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콘텐츠 소비패턴이 바뀌는 가운데 지금까지 언론사들은 포털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만 했을 뿐 스스로 혁신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 허핑턴포스트, 온라인뉴스 혁신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승훈 한국미디어교육학회 이사는 “과연 언론사가 시대 흐름에 맞춰 콘텐츠 퀄리티 향상, 유통채널 다양화, 플랫폼 대응 등 차근차근 준비를 했냐고 봤을 때 여러 모로 부족하다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바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치기반서비스(LBS) 등 신기술에 적극 대응하는 것을 넘어 조직개편 차원에서 온라인 기획부서가 오프라인 편집국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변신을 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