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 신증권결제시스템, "더 이상 결제지연은 없다"

만성적인 결제지연 해결 일등공신 손꼽혀

입력 : 2013-04-02 오전 6:30:00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국내 증권시장은 지난 2004년 이후 펀드 활성화로 거래규모가 현재까지 2.5배, 결제규모는 1.5배 증가했다. 이 같은 거래·결제규모의 외연 확대 등 국내 증권시장의 급격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증권결제시스템은 해결과제로 지적돼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결제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획기적인 변화를 이끈 준정부기관이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발행, 예탁, 결제, 권리행사 등 다양한 증권 관련 업무를 제공하는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예탁원은 국내 증권시장 개설 이후 나타난 만성적인 결제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년여 기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2월 신증권결제시스템을 개통했다.
 
◇결제지연 리스크 완화..최종 결제완료 2시간 단축
 
지난 2012년 2월 예탁원은 금융위원회의 주관 하에 한국거래소, 한국은행과 공동으로 마련한 '증권결제제도 선진화 방안(2009년 11월)'을 토대로 관계기관과 50회 정도의 협의와 전산시스템 개발 등을 거쳐 신증권결제시스템을 개통했다.
 
국내 증권시장의 만성적인 결제지연 문제를 해소하고, 리먼사태 등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으로 증권결제와 같은 금융 인프라의 중요성이 대두된 데 따른 것이다.
 
김경동 예탁원 사장은 지난달 28일 신증권결제시스템 개통 1주년 기념식 개회사에서 "우리나라의 증권시장이 개설된 이후 시장은 급격히 성장한 반면, 결제제도는 개편되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상황을 인식 하에서 예탁원은 유관기관과 노력한 끝에 작년에 신증권결제시스템을 출범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만성적인 결제지연 문제 해소에 신증권결제시스템이 커다란 기여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신증권결제시스템이 개통되기 전까지는 모든 증권이 납부될 때까지 시장 참가자들은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신증권결제시스템이 개통되면서 주식시장결제일에 결제증권이 부족해 생긴 미결제수량을 다음 날로 넘겨 해당일 결제수량과 다시 차감해 결제하는 제도인 이연결제제도(CNS)가 도입하고, 결제 개시시점을 기존 15시에서 9시로 조기화하면서 주식결제의 조기 종료를 가능케했다.
 
주식기관결제에서의 만성적 결제지연도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현행 주식기관결제는 증권과 대금이 모두 들어 올 때까지 결제할 수 없어 결제지연 문제가 만연했지만, 증권이 먼저 들어오면 증권을 건별로 먼저 결제하고, 대금은 회원별로 차감 결제하는 방식인 DVP2방식을 도입해 보다 신속한 결제가 가능해졌다.
 
이 외에 국채시장결제와 채권기관결제도 결제 개시시점을 기존 15시에서 9시로 조기화해 신속한 결제가 이뤄졌다.
 
신증권결제시스템 개통에 따른 만성적 결제지연 해소는 결제완료 시각에서 확연하게 나타난다.
 
예탁원에 따르면 신증권결제시스템이 개통되기 전인 지난 2011년 주식시장결제의 평균 완료 시간은 17시28분이었지만, 지난해 시스템이 개통되면서 15시27분으로 2시간 넘게 단축됐다. 주식기관결제도 개통 전 17시37분에서 16시46분으로 2시간 가까이 감소했고, 채권시장결제는 기존 17시5분에서 16시51분으로 줄어들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 연구위원은 "신증권결제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주식시장결제, 채권결제 등의 결제 완료시간 단축이 굉장히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결제지연 시간을 앞당김에 따른 금전적인 효과로 환산해서 말하긴 곤란하지만, 증권회사 등 관련 금융회사의 백오피스 업무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황 연구위원은 "특히, 개편 전 결제 완료시점이 굉장히 다양한 시간대에 나눠져서 결제완료 시점이 보고됐지만, 개편 후에는 평균적인 결제완료 시점이 앞당겨진 것 뿐만 아니라 나타나는 분포도 좁아졌다"며 "이는 결제시점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의미해 질적 향상의 요소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결제 효율성 개선에 일조..주식기관결제 유동성↓·참가자 유동성 조달비용↓
 
만성적 결제지연 해결 외에 신증권결제시스템의 구축은 증권결제의 효율성 개선에도 일조했다는 평가다.
 
증권과 대금의 신속한 수령으로 인한 운용효율성이 향상된 가운데 장외 주식기관결제에서의 회원사인 증권사의 자금조달 부담이 경감됐고, 채권결제에 있어 일중 환매조건부채권(RP)를 통한 결제 유동성 공급으로 결제 효율성이 상당히 개선됐다는 것.
 
특히, 기관투자가와 결제회원인 증권사 간 주식·대금을 결제하는 주식기관결제 개선에 따른 결제대금 감소가 두드러졌다.
 
주식기관결제 개선 부분에서 주식은 그날 하루 건별로 결제하고 대금은 마감시점인 오후 5시까지 차감해 결제하는 다른 버전의 동시결제(DVP2) 방식이 적용되면서 기존 일평균 2조535억원의 결제대금에서 일평균 7328억원의 결제대금이 발생해 유동성 절감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결제에 있어 일중PR 유동성 공급에 따른 시장 참가자의 유동성 조달비용 감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채권기관결제 5977억원, 장내국채결제 1조4448억원 등 총 일평균 2조425억원을 공급하므로써 시장 참가자들의 유동성 조달비용 감소가 566억원에 달했다.
 
임유창 예탁원 증권결제부 부장은 "주식기관결제의 방법을 바꿔 결제대금이 1조3200억원 감소했고, 채권결제에서 일중 RP를 공급해 566억원의 조달비용이 절감됐다"며 "회원사별 상황에 따라 틀리고, 회원사의 손익계산서에는 잡히지 않겠지만, 결제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선 그 만큼의 수익에 기여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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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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