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유명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주식관련 블로그·카페 회원들이 카카오톡과 마이피플 등 스마트폰 메신저로 주가를 조작해 1억원대의 수익을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강남일)는 정치테마주 열풍을 악용한 인터넷 주식카페 주가조작단을 적발하고 카페 운영자 김씨(31)를 구속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아울러 중학교 교사 최모씨(31) 등 카페 회원 4명을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단순 가담자 20명에 대해서는 약식명령을 청구했다고 3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해 8월에서 10월까지 37개 증권계좌를 이용해 고가매수 668회, 통정매매 291회, 시종가관여 1087회 등 총 2046회의 시세조종 행위로 특정종목의 주가를 6만5400원에서 21만원까지 상승시켜 1억8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다.
조사결과 김씨는 개인블로그와 카페를 만들어 월10만원의 회비를 받고 130여명의 회원들을 모집한 후 이 중 20여명과 함께 주가조작에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작전 대상종목이 최고가를 기록하기 하루 전 유명 증권 사이트의 종목 토론 게시판에 '매수신호 발생, N자 파동 급등 차트'라는 글을 올려 매수세 유입을 유도한 후 최고점에서 주식을 매도해 수익을 실현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가 작전 대상으로 삼은 종목은 작년 대선과 관련해 '밀양 신공항 건설 관련 정치 테마주'로 둔갑시킨 플라스틱 원료 도소매 업체였다.
이들은 해당 종목 외에도 다른 종목 우선주에 대해서도 주가를 조작해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성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등은 유통주식수와 거래량이 적어 주가를 끌어올리기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우선주를 주된 작전 대상으로 삼아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기존의 전통적인 주가조작은 주로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뤄졌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 메신저를 이용해 '대화방'을 만들어 작전 대상 종목 선정과 매매 수량, 매매 타이밍 등의 연락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검찰은 카페 내에서 작전에 참여하는 사람들만 채팅에 참여할 수 있고, 채팅 내용을 게시하고 삭제하는 것이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이들이 스마트폰 메신저를 주가조작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현재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등을 이용한 주가조작 행위에 대해 계속 수사할 것"이라면서 "시세조종으로 인한 불법 수익에 대해 환수 조치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