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통째로 따로 떼어낼 것인가, 쪼개서 운용할 것인가.'
4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을 담당하는 기금운용본부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기금운용을 전문으로 하는 '국민연금기금운용공사'를 설립하거나 기금을 소규모화해 운용하는 '기금분할론' 등이 그것이다.
◇"기금 독립 운용해야"
기금운용본부의 공사(公社)화는 지난해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5년여 만에 다시 도마에 올라있다.
정부는 지난 2007년 국민연금법을 개정하면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기금운용공사'로 별도 공사화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지만 국민연금 급여 수준을 소득대체율 60%에서 40%로 낮추는 제도개혁을 설득하기만도 힘들다는 판단아래 법안에서 제외한 바 있다.
또 다시 국민연금 기금의 공사화 방안이 대두되는 것은 그만큼 기금의 덩치가 커졌고,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오는 2060년으로 예상되는 국민연금 기금 소진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부서형태로 있는 것보다 독립된 기관으로 만들어 기금을 운용하는 것이 유용하다"며 "기금분할론보다 비용이나 실익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남 연구위원은 "기금을 분할해서 운용하는 스웨덴의 경우도 실패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며 "수익률에 큰 차이가 없고 비용문제 등을 이유로 다시 합쳐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쪼개는게 정답..공사화 의미없어"
기금분할론은 지난 2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독립성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전성인 홍익대 교수가 국민연금 기금을 복수의 소규모 단위로 쪼개자고 제안하면서 공론화됐다.
기금분할론은 기금을 쪼개서 운용하며 운용수익률을 극대화시키겠다는 의도다. 예컨대 400조원의 운용단위를 100조원씩 쪼개 운용한 뒤 운용담당자의 능력과 운용성과가 관측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해외에서는 스웨덴이 유일하게 국가연금기금을 분할해서 운용하고 있다.
전 교수는 "기금운용본부의 확대개편은 큰 의미가 없다"며 "운용단위를 소규모화 해 시장지배력을 제거하고 운용담당자의 성과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국민연금은 세대간 부조이지 자산증식을 위한 펀드가 아니다. 이를 관리하기 위한 조직을 또 만드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수익률을 1% 높이는 것이 쉽지않을뿐더라 비용 등을 감안하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공사화하거나 기금을 분할하는 것 모두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국민연금기금 공사화는 법안이 발의돼 논의 중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금을 쪼갠 스웨덴 사례를 검토한 바 있고, 기금을 쪼개는 것이 자산별로 위탁운용하는 것과의 차이점과 비용측면 등을 고려해 시장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도출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