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이병철·정주영·구인회로 상징되는 삼성·현대·LG 등 3대 재벌가문의 지난해 자산점유율이 대한민국 재계에서 무려 53%를 차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3대 가문을 중심으로 한 경제력 쏠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 가문이 독주하며 현대와 LG 간 격차를 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CEO스코어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산규모 5조원 이상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62개 중 공기업을 제외한 51개 민간 기업집단의 지난 10년간 자산 추이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1개 그룹 자산 총액 대비 3대 가문의 자산 비중은 지난해 말 52.9%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3대 가문의 전체 재계 대비 자산 총액 비중은 노무현 정권 말인 2007년 46.2%로 최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집권 이후 매년 높아져 2010년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말 52.9%로 최고점을 찍었다.
노무현 정부(2003~2007년) 5년간 3대 가문의 자산 총액은 2003년 249조원에서 2007년 말 408조원으로 63.3% 늘었지만 비중은 50%에서 46.2%로 3.8%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이명박 정부(2008~2012년)에서는 487조원에서 819조원으로 68.2% 늘며 비중도 3.6%포인트 증가했다.
◇출처=CEO스코어
자산총액과 비중이 가장 급등한 가문은 삼성, CJ, 신세계, 한솔그룹 등이 포함된 범 삼성가였다. 이명박 정부 동안 자산이 199조원에서 358조원으로 79.9%늘면서 재계에서의 비중도 20.1%에서 23.1%로 3%포인트나 뛰었다.
반면 범 현대가와 범 LG가는 재계 비중이 거의 제 자리 걸음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현대기아차,
현대중공업(009540), 현대,
현대백화점(069960),
KCC(002380), 한라, 현대산업개발 등 7개 그룹으로 분화된 범현대가는 자산총액이 168조원에서 273조원으로 62.6%늘었으나 비중은 17%에서 17.6%로 0.6%포인트 느는데 그쳤다.
LG, GS, LS, LIG그룹으로 나뉜 범 LG그룹은 자산총액이 120조원에서 188조원으로 56.8% 증가했지만 재계 비중은 12.2%로 제자리걸음했다.
범 삼성가의 독주가 두드러지면서 범 현대가의 자산총액 격차도 2003년 22조원에서 작년에는 85조원으로 벌어졌다.
범 현대가와 범 LG가의 격차도 2003년 21조원에서 지난해 말 84조원으로 커졌다. 이에 따라 2003년 범삼성가의 58%에 달했던 범 LG가의 자산비중은 지난해 52%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