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주말 귀국..출근경영 재개

새 정부와의 접점 찾기..삼성전자 1분기 실적 챙길 듯

입력 : 2013-04-02 오후 5:14:27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오는 6일 귀국길에 오른다. 1월11일 건강상의 이유로 하와이로 출국한 지 정확히 86일 만이다.
 
삼성 관계자는 2일 “이 회장이 이번 주 토요일 오후 귀국한다”고 전했다. 동시에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삼성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이 회장은 여독을 푸는 대로 출근경영을 재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새 정부와의 접점을 찾아야 하는데다 삼성전자 등 주력 계열사의 1분기 실적도 챙겨야 한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30일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을 마지막으로 서초사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일 30대 그룹 사장단과의 간담회를 앞두고 있다. 윤 장관은 이 자리에서 삼성과 현대차 등 재계 1, 2위를 다투는 대기업들에게 지연되고 있는 투자계획을 종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현재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채용계획만을 발표했을 뿐 투자계획에 대해선 일절 말을 아끼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등 대규모 설비투자를 마무리한 상황에서 연구개발(R&D) 강화라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정부 입김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고민이 숨어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이는 결국 이 회장의 결단을 요하는 대목으로 귀결된다. 가뜩이나 경제민주화를 통해 재벌개혁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 회장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원활한 후계 이양을 위해선 화답으로 비칠 당근을 빼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현재로선 지배적이다.
 
또 5일에는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가이던스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미 시장에선 8조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예상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 놓았다. 일각에선 9조원이라는 마의 숫자마저 언급하고 있는 실정. 스마트폰(IM)에 편중된 수익성은 삼성의 최대강점으로 지목되던 밸런스와 상반된다. 반도체와 가전, 디스플레이에 대한 직접적 주문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사장) 등 그룹 수뇌부는 1일 오후 이 회장이 머물러 있는 일본 도쿄로 떠났다가 같은 날 밤 귀국했다. 이 회장 귀국에 앞서 국내외 주요 현안과 그룹 사안에 대한 보고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그간 일본과 하와이를 오가며 요양했다. 귀국이 지연되면서 한때 재계 일각에서는 와병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건강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지난 1월에는 고열에 시달리면서 주치의의 특별한 당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2000년 폐 부근의 림프절 암 발병 이후 극도로 호흡기 질환에 신경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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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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