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일본중앙은행(BOJ)의 생각보다 강한 양적완화에 시장도 놀란 모습이다. 지난5일 코스피지수가 30포인트 넘게 급락할 때에도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장중 1만3000엔선을 넘어서는 모습이었다.
BOJ는 실질적인 통화량 공급을 위해 공개시작조작 운용지표를 금리(콜금리)에서 통화량(본원통화)로 변경했고, 본원통화를 연간 약 60~70조엔 늘리기로 했다. 또 2% 물가 안정 목표를 위해 양적 및 질적 통화완화 정책을 필요한 시점까지 계속하기로 했다.
일본 통화완화정책이 보다 강화되었고 보다 적극적인 정책의지가 재차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엔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확대 규모는 일본이 미국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에 따라 엔화 약세 압력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 일본과 미국 본원통화 규모는 GDP대비 각각 114%, 70% 수준이지만 일본 본원통화 증대 계획과 미국 양적완화 규모를 감안해보면 2014년에는 220%, 110%로 차이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유동성 확대 규모 차이는 엔화의 지속적인 절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자동차업종은 최근 현대기아차의 대규모 리콜사태와 더불어 원화약세 속도보다 엔화약세 속도가 빨라질 경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주변국 이해관계로 추가적인 상승여력이 제한되며 연내 100엔대 안착이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김종수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 유로 등도 엔화 약세를 경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못지 않게 유로도 일본과 경쟁관계가 심한 경제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전했다.
가파른 엔화 약세의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일본 해외생산이 확대된 가운데 수출비중이 16%에 불과하며, 에너지 수입 증가로 무역수지가 적자를 나타내고 있어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는 수출 개선 효과로 나타나기보다는 무역수지 적자 확대,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기업 비용 부담 증가 및 가계 구매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밖에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부채 한도 한시적 확대 종료 등도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어느 정도 공개되었다는 점에서 일본 엔화의 약세 속도가 둔화될 수는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기적으로는 연내 100엔대를 기조적으로 상회할 것인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하이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