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정의 펀드톡)펀드수수료와 1%의 우대금리

입력 : 2013-04-08 오전 7:05:00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저금리 시대, 은행은 떠나는 고객을 붙잡기 위해 상품에다 달콤한 꿀을 바르고 우리를 유혹합니다.
 
그 중 은행에서 쉽게 고객을 묶어두는 가장 큰 무기가 '우대'라는 말인데요. 급여통장이나 청약통장을 함께 만들거나, 신용카드 결제가 일정금액 이상이거나, 자동이체 거래횟수가 많다거나 하면 우대금리를 더 얹어줍니다. 이것저것 다 합쳐도 우대금리 1% 받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펀드 속에 숨겨진 1%의 우대금리가 있다는 사실을 아세요? 펀드 수수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대금리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펀드 수수료는 '펀드를 운용하는데 드는 관리비용' 입니다. 펀드를 사거나 팔 때에는 '판매수수료'를 내야하고, 유지하는 기간동안에는 '보수'를 내야 합니다.
 
판매수수료는 선취수수료와 후취수수료로 나뉘는데요. 선취수수료는 가입시점에, 후취수수료는 환매시점에 수수료를 내는 방식입니다. 선취수수료는 원금을 기준으로 부과하게 되고, 후취수수료는 수익이 난 경우에 원금에다 수익까지 합친 금액을 기준으로 내게 됩니다.
 
만약 일정기간 이전에 펀드를 해지하면 환매수수료도 내야 합니다. 환매수수료는 보통 불입한지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았을때 수익의 70% 정도를 떼는데요. 거치식 펀드는 한꺼번에 돈을 불입하니 3개월이 지나면 환매수수료가 없지만, 적립식 펀드의 경우에는 매월 불입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야 환매수수료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예컨대 2월에 불입한 금액은 4월엔 환매수수료를 떼게 됩니다. 불입한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았으니까요. 1월에 불입한 금액은 4월이 되면 환매수수료가 면제됩니다. 불입한지 3개월이 지났기 때문이죠.
 
적립식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해서 100% 수익이 났는데, 만약 3개월이 안 됐다면 70%인 700만원을 수수료로 뗀다는 건데, 어마어마합니다. 그런데 수수료 안내려고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다가 수익률이 낮아지면 어떡하죠?
 
한가지 팁을 드리면, 펀드는 중간에 환매한다면 3개월이 지나지 않은 금액에 대해서 환매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정해진 만기를 다 채워서 환매한다면 마지막에 넣은 3개월이 지나지 않은 금액에 대해서 환매수수료가 없습니다. 이 부분을 활용하자는 건데요.
 
예를 들어 펀드 만기를 3년으로 설정했는데 불입한지 1년쯤 되어 큰 수익이 났습니다. 당장 환매하려니 마지막에 불입한 3개월이 지나지 않은 금액에 대해 어마어마한 환매수수료를 내야 하고, 만기를 기다리려니 지금보다 수익이 더 낮아질 것 같습니다.
 
참 고민되는 상황이죠? 이럴 때를 대비해 처음부터 펀드에 가입할 때 만기를 3년이 아니라 1년으로 짧게 설정하는 겁니다. 1년 만기를 지켜서 환매하면 불입 후 3개월이 지나지 않은 금액에 대해서도 환매수수료가 없으니까요.
 
보통 오래 놔두려고 3년이나 5년으로 만기를 설정하는데 1년으로 설정하고 상황을 봐서 1년씩 연장하면 됩니다
 
이제 보수에 대해 알아볼까요? 보수는 증권사나 은행, 보험사 등 판매사에 주는 판매보수, 운용사에 주는 운용보수, 판매한 펀드자금을 보관·관리해주는 대가로 주는 수탁보수, 사무관리를 하는 회사에게 주는 사무보수 등 네가지가 있습니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연 1.8~3%, 채권형펀드는 연 0.7~1.5%가량의 보수가 부과됩니다.
 
사실 보수는 눈에 보이지 않게 자동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무시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보수가 많게는 매년 3%까지 자신도 모르게 빠져나간다니 왠지 기분 나쁜 일입니다.
 
펀드 운용수익이 똑같이 연평균 10%라고 가정했을 때 수수료율이 1%만 차이가 나도 10년간 복리로 계산했을 때 22.64% 이상의 수익률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1억원을 투자한다면 펀드 수수료율에 따라 2264만원을 더 적게 받을 수도 있는데, 가만히 계시겠어요?
 
펀드수수료를 아끼기 위해서는 환매에도 신중해야 겠지만, 일단은 수수료율이 낮게 설정된 펀드를 찾아서 가입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그래서 펀드의 수수료 체계를 나타내는 클래스에 대해 아는일이 중요하고요.
 
지난번 '펀드이름을 알면 펀드가 보인다'에서 펀드클래스에 대해 얘기했던 것 기억하시죠? A형은 수수료를 미리 내는 선취형 펀드로 수수료 1% 내외를 내는 대신, 총보수가 1.5% 안팎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C형은 선취수수료와 후취수수료는 안내도 대지만 총보수가 2.5% 안팎으로 부과됩니다.
 
그러니 2년이상 장기로 투자할 때에는 A형의 펀드가 유리하고, 단기투자를 하거나 중간에 환매가능성이 높다면 C형을 선택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E형은 인터넷 전용펀드로 일반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합니다. 최근에는 안정적이고 수수료가 1% 이하로 낮은 인덱스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도 인기가 많습니다.
 
최근 증권사들은 파격적으로 펀드수수료 할인 경쟁에 나서고 있으니, 수수료가 싼 펀드를 잘 탐색해보는것도 좋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http://dis.kofia.or.kr/fs/dis2/html/index.html)에 들어가면 펀드별, 판매사별 수수료와 보수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
 
펀드를 고를 때 꼭 수수료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되지만, 반드시 관심은 가져야 합니다. 펀드수수료가 주는 '우대금리 효과'를 잘 활용하면 펀드 수익률은 더 큰 기쁨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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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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