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회장(우측에서 세 번째), 최종현(우측에서 두 번째) 회장이 1968년 12월25일 수원공장 준공식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60년전 4월 8일 수원시 권선구에 넓지 않은 땅을 매입해 선경직물을 세우면서 SK그룹의 역사는 시작됐다.
6.25 전쟁으로 황폐해진 도시, 배고픔과 가난함에 지칠 때로 지친 심신. 절망 속에서 ‘희망’이라는 작은 불씨만이 그들의 유일한 위안이 됐다.
최종건 회장은 당시 선경직물 근로자들과 함께 마차를 이용해 5㎞ 떨어진 광교천에서 돌과 자갈을 운반해 공장을 설립했다.
어려운 시기에 꺾이지 않는 생명력과 저력으로 끝내 SK는 1962년 섬유업계 최초로 4만6000달러 규모의 인조견을 홍콩에 수출하는데 성공한다.
이후 1968년 아세테이트 공장을 준공했고, 1969년 폴리에스터 공장을 완공하면서 SK는 명실상부한 종합섬유기업으로 도약했다.
◇ 석유화학·이동통신 진출..”3전4기로 꿈을 이루다!”
최종현 회장은 지난 1974년 석유파동을 겪으며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석유로부터 섬유에 이르는 산업의 수직계열화를 확립시키는 것과 글로벌 기업으로 경영능력을 배양시키는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최 회장은 1973년 선경석유를 설립했으나, 1차 석유파동으로 좌절을 겪게 된다.
SK는 7년이라는 긴 시간을 준비한 끝에 1980년 민영화에 나선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해 그룹의 오랜 숙원을 풀게 됐다.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고, SK가 그룹으로 도약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최 회장은 석유사업 진출이 마무리 된 1982년 초반 SK의 다음 장기 경영목표를 정보통신사업으로 정하고 1984년 미주 경영기획실을 설립했다.
오랜 준비 끝에 1992년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얻어 최종 허가대상으로 선정됐으나, 일부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탓에 사업권을 과감히 반납했다.
1994년 민영화 대상이었던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4271억원이라는 막대한 인수자금을 들여 인수하게 된다.
석유화학과 이동통신 등은 SK가 그룹의 기틀을 잡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고, 국가 경제에도 큰 공을 세웠다.
◇’무자원 산유국’ 실현..꿈, 현실이 되다!
최종현 회장은 1982년 무자원 산유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석유개발에 나선다.
이미 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어봤던 최 회장은 자원이 국가 차원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에너지 안보’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었다.
허무맹랑한 발상은 최태원 회장에 이르러 현실이 됐고, 현재 SK는 전세계 16개국, 29개 광구에서 석유 탐사와 개발·생산을 진행하면서 비약적인 성정을 거듭하고 있다.
SK는 우리나라가 25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인 5억1000만 배럴의 원유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다.
1962년 4만6000 달러 규모의 인조견을 홍콩에 수출하면서 섬유수출시대를 연 SK는 1976년 수출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최태원 회장의 주도로 글로벌 성장에 주력해 2004년 100억 달러, 2005년 200억 달러, 지난해 600억 달러 수출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글로벌 SK’와 ‘행복’으로 새로운 역사 쓴다!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창립 60주년에 맞춰 발간된 ‘SK 60년史’를 통해 “지난 60년은 국민의 의(衣)생활을 바꿔왔고 산업화 시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에너지를 만들어 왔다”면서 “앞으로의 명제는 행복과 글로벌라이제이션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의지는 최태원 회장의 기념사에서도 나타난다.
최태원 회장은 60년사 기념사를 통해 “SK의 도전 및 열정의 원천과 목적은 행복에 있으며 사회 구성원 모두의 지속가능한 행복 만들기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SK의 모든 구성원이 언제나 사회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고, 기업시민으로서 해나갈, 의미 있는 역할을 찾고자 힘 쓰자”고 당부했다.
SK는 올해부터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출범시켰다.
각 회사의 자율 독립경영 기조를 강화하고 위원회 중심의 논의를 통한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것이다.
SK는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사회 구성원 등 그룹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성장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SK 관계자는 창립 60주년에 대해 “한 갑자를 돌았다는 것은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선다는 것”이라며 “따로 또 같이 3.0의 성공적 운영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는 SK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