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유미기자] KDB산업은행이
STX팬오션(028670)을 인수하기 위한 예비실사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STX 그룹사 주가가 급반등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의 유동성 공급은 호재이지만 STX 그룹 전체의 안정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요원하다는 데 증권가의 의견이 모아졌다.
지난 7일 산업은행 사모펀드본부가 회계법인 등이 참여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8일부터 STX팬오션 인수를 위한 실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STX팬오션은 지난달 29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받았으나 인수에 관심을 보인 국내외 업체는 없었다.
이에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계약 사모펀드인 산은PE를 통해 인수 작업에 들어간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STX팬오션의 산업은행 인수가 유동성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호재라고평가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단 한곳도 인수의향서를 접수하지 않은 사실이 오히려 호재”라며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기업에 매각됐다면 유동성리스크는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박 연구원은 “대한해운의 경우처럼, 매각 완료까지 인수가격과 최종인수 가능 여부를 둘러싸고 많은 잡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3위의 벌크선사인 STX팬오션이 경영안정화 이후에는 흑자전환도 기대됐다.
신민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영업익은 대형 화주들과 체결한 장기계약이 반영되는 오는 2014년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며 “산업은행 지원을 통해 재무리스크가 해소된다면 주가는 점진적인 반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STX 그룹 차원에서도 STX팬오션 매각이 경영안정성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평가됐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STX 그룹의 STX팬오션 지분율은 35%인데 이번 매각으로 현금을 확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하고 “오는 10월 돌아오는 대규모 사채만기 등 신규자금을 투입해야하는 부담을 덜게됐다”고 밝혔다.
다만 STX그룹의 정상화 작업이 순조로운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엄 연구원은 “지난해 STX OSV를 이탈리아 핀칸티에리에 매각하고 STX 에너지의 일부 지분을 매도했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팬오션과 함께 해외 자회사 중 하나를 매도해야 한다는게 중론”이라며 “팬오션의 매각 시점이 조금 늦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련사업장의 매각 계획이 아직 뚜렷히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STX 그룹의 정상화 절차는 아직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