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민주당, 김무성 버티고 선 영도다리 건널까

장판교 장비처럼 자신만만 김무성..민주당 물량공세로 대응

입력 : 2013-04-08 오후 6:45:07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등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8일 부산 영도로 내려갔다. 4.24 재보선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후보와 어려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김비오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민주당 비대위는 이날 오전 9시30분 영도구청 민방위교육장에서 비대위원회의를 갖고 문재인 전 대선 후보의 영도 재선거 지원을 예고했다.
 
지도부는 이어 남항시장으로 이동해 상인들과 주민들을 만나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우리 비오 좀 봐주세요"라며 만나는 사람마다 일일이 손을 내밀었다.
 
이에 한 상인은 문 비대위원장에게 "영도 좀 살려달라"고 부탁했다. 대부분의 상인들도 "TV에서 나오는 사람"이라며 민주당 지도부를 대체로 환대했다.
 
문 비대위원장 등은 직접 과일과 어묵을 구입하면서 정성을 보였다. 이들이 어묵꼬치로 건배를 하며 "화이팅"을 외치는 순간에는 주변에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그렇지만 취재진이 포함된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움직이자 일부 주민들은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 통행로가 좁아진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왔으면 건어물도 사가고, 전도 좀 사가라. 사진만 찍지 말라"고 한 상인이 민주당 지도부 뒤에서 쏘아붙인 것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된 목소리였다.
 
이처럼 이날의 시장 방문과 같은 전략은 장단점이 있어 보이지만 민주당은 김무성이라는 거물을 상대하기 위해 앞으로도 인적·물적 역량을 집중할 모양새다.
 
또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서울 노원병에 무공천을 하기로 한 것도 민주당의 화력이 영도에 집중되는 이유다.
 
그런데 민주당의 이같은 방침은 적장인 김무성 후보의 행보와 사뭇 대비된다는 점이 이채롭다. 
 
김 후보는 지난 4일 "새누리당 중앙당이나 중앙정치권 인사들은 영도다리를 건너지 마시라"고 선언, 나홀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
 
마치 추격하는 조조군을 막기 위해 장판교에 홀로 선 장비처럼 김 후보가 자신만만하게 영도다리 위에서 민주당의 대군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민주당이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이라는 점, 후보의 중량감 차이가 큰 점, 부산이 새누리당의 텃밭이라는 점 등의 난관을 극복하고 영도다리를 건널 수 있을까.
 
지지를 호소하는 김비오 후보의 손을 잡아준 한 할머니가 김 후보와 민주당 지도부가 멀어지자 "나올 때는 모두가 되면 좋은데.."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한 장면이 갑자기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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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