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신익환기자] 코레일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청산 작업에 들어가면서 용산 서부이촌동 주민들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주민들은 재산권 행사를 막던 국제업무지구지정 해제를 주장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로 인한 피해를 보상을 요구하며 서울시와 코레일 등 관계기관을 압박하고 있다.
그 동안 개발에 찬성해던 주민이나 반대했던 주민 상관없이 사업이 백지화되면서 전체 2300여 가구 주민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9일 서부이촌동에서 만난 주민들은 "개발업체들이 용산사업의 이익만을 좇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가 힘 없는 주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됐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가 구역지정 해제해주는 게 보상"
용산 서부이촌동 대림, 성원 등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6년간 묶여있던 재산권 행사를 위해 조속한 지구지정 해제를 촉구하고 있다. 정비사업 대상이 아님에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의해 개발 구역으로 묶이며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며 빚쟁이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용산구 서부이촌동은 지난 2007년 한강르네상스계획에 포함되며 토지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당시 4억원 선이었던 13㎡ 연립주택이 개발포재로 8억원까지 급등하자 서울시는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거래를 제한했다.
또 시는 서부이촌동으로의 투기 세력 위장전입을 막기 위해 2007년 8월30일을 이주대책 기준일로 정해 입주권 부여를 제한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연립주택의 시세는 2억3000만원 선까지 떨어졌지만 매수자는 없다. 한때 10억원 호가했던 대림아파트 전용 56㎡의 감정가는 8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이마저도 거듭된 유찰 끝에 5억원에 힘겹게 낙찰됐다. 매매가 제한되며 부동산을 처분할 수 있는 공간은 사실상 경매 밖에 없다.
D공인 중개업소 대표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결국 남는 건 빚 뿐"이라며 "시가 나서서 지역구정 해제와 이주해제 등을 해결한 후 그 동안의 피해보상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레일 청산 결정은 환영.."박원순 시장도 책임 있다"
때문에 서부이촌동 편입개발을 반대했던 주민들은 이번 코레일의 청산 소식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우선 이들은 '올 것이 왔다'란 입장이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사업규모를 확대해 추진한 게 원인이었다는 얘기다.
지역 주민 임영재(59)씨는 "바라지도 않았는데 오세훈 전 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사업 운운하며 무리하게 사업규모를 키운 게 큰 화를 불렀다"며 "우리에게 제일 큰 보상은 시가 나서서 구역지정을 해제해주는 것이다"고 말했다.
서부이촌동 편입개발에 찬성했던 주민들의 표정은 씁쓸하기만 하다.
코레일과 서울시, 개발 시행사인 드림허브가 내놓은 장미빛 청사진만을 보고 동의했던 이들에게는 모든 게 허상으로만 남게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장 지난 6년간의 재산권 행사 제약 등 20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 8일 박찬종 법무법인 한우리 대표변호사를 선임하고 소송준비에 들어갔다.
동의자대책협의회 관계자는 "보상과 이주를 완료하겠다는 말만 믿고 생활비와 학자금 등을 위해 돈을 빌린 가정이 많다"며 "사업 청산으로 이를 갚을 수 없게 된 이상 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토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전 오세훈 시장이 사업구역에 편입을 시켰지만 이후 사업이 무너져 가는 과정에서 현 시장으로써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지역 주민은 "아무리 오세훈 시장이 추진했던 일이었다고 해도 현 시장인 박원순 시장이 가만히 있으면 안되는 거 아니냐"며 "시가 나서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