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변호사 서울개업' 사시출신vs변시출신 대립 첨예

입력 : 2013-04-11 오후 4:18:46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지방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 대부분이 지방 변호사 개업보다는 서울에서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는 것과 관련해 사법고시 출신 변호사들과 변호사시험 출신 변호사 사이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나승철)는 11일 지난 2월28일부터 4월3일까지 소속 회원들과 전국 25개 로스쿨을 대상으로 '지방소재 로스쿨의 지역균형발전 기여방안'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내놓았다.
 
서울변회 조사에 따르면 사시 출신 변호사들은 지방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서울 진출을 반대하는 경향이 강했다.
 
서울변회는 사시 출신 변호사들이 대체로 "로스쿨 인가 당시 지방 소재 대학이 점수가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로스쿨 인가를 받은 이유는 바로 '무변촌 해소' 또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취지 때문"이라면서 "변호사 개업 시 시장경제 논리를 일부 배제하고, 무변촌 해소 또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1년 내지 3년 정도 그 지역에서 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은 타당한 조치"라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들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장학금까지 지원받았으면서 졸업 후 서울에서만 집중적으로 개업하는 것은 지방 로스쿨 도입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며 "지방에 법률수요가 없다면 지방 소재 로스쿨에 배정된 정원을 서울 소재 로스쿨에 재배정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하지만 일부 사시 출신 변호사들은 "서울에 변호사가 몰리는 것은 문제지만 이것은 인구와 경제력이 서울에 집중된 현재의 구조 아래에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라며 "지역에 상관없이 로스쿨 졸업생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은 "변호사가 개업지를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고 시장 경제 논리에 따른 것"이라면서 "개업지 자체를 해당 학교 지역으로 제한하는 것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방 로스쿨 출신의 서울 개업 제한은 직업의 자유 침해 가능성이 있다"면서 "사시 출신은 개업지를 제한하지 않으면서 지방 로스쿨 출신은 개업지를 제한한다면 차별적인 조치이므로 반발이 예상된다. 지방 소재 로스쿨 출신의 서울변회 등록 유예는 서울변회가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는 것"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 중 일부는 서울집중현상에 대한 해결책으로 "지방 로스쿨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3년간 의무근무에 동의한 학생에 대해 입학선발 시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등록금 면제 혹은 장학금 지급 등의 혜택을 주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 "로스쿨 출신들에 부과된 6개월의 의무 실무수습을 해당 지역에서 실시하는 방안도 있다"고 제안했다.
 
서울변회 측은 "회원 숫자가 증가해 회비 수입이 늘어나면 더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변호사들이 서울변회에 등록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전국 변호사의 약 73%가 서울에 몰려 있는 기형적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서는 지역균형발전, 무변촌 해소라는 국가적 과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변회는 변호사들의 서울집중 현상과 관련해 모든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중이다.
 
향후 서울변회는 소속 회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며, 로스쿨 인가를 받지 못한 39개 법과대학에 대해서도 추가로 의견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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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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