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예빈기자] 만성 스트레스가 생물학적인 노화를 가속화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외신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만성 스트레스가 면역 체계와 신경계를 약화시킬 뿐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 변화를 야기해 노화를 촉진하다고 말했다.
미국 심리학자 비비안 딜러 박사(Dr. Vivian Diller, PhD)는 "만약 당신의 삶이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가득하다면, 당신의 몸은 조금씩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세포의 중요 DNA에 엄청나게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키르시 아홀라(Kirsi Ahola) 핀란드 산업보건연구소(Finnish Institute of Occupational Health) 연구원은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업무로 인한 피로와 말단 소체 길이와의 관계'(Work-Related Exhaustion and Telomere Length: A Population-Based Study)라는 논문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내놨다.
30세에서 64세 사이의 남녀 근로자 29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업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말단 소체가 짧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말단소체는 단순 반복배열로 구성되는 염색체의 말단영역으로 염색체의 안전성에 있어 필수적인 영역이다. 말단소체가 짧아질 수록 세포는 더 빨리 손상되거나 죽는다.
업무 스트레스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말단소체가 상대적으로 길었다.
딜러 박사는 "말단소체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손상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업무 스트레스는 이러한 손상 속도를 매우 빠르게 만드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스트레스는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스트레스가 병의 진행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지난 3월 스웨덴 우메오 대학(Umeå University)의 사라 뱅스턴(Sara Bengtsson) 연구원은 '어떻게 만성적인 스트레스 알츠하이머를 가속화하는가'(How chronic stress accelerates Alzheimer’s disease)라는 논문에서 생쥐를 가지고 실험한 결과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된 쥐의 뇌에는 치매 유발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수치가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훨씬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는 청력과 시력 상실에도 영향을 끼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아드레날린을 과다 분비시켜 일시적인 청력과 시력상실을 이끈다.
딜러 박사는 "아드레날린 분비가 장기간 반복되면 이는 혈관의 수축을 가져와 시력과 청력을 감퇴시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