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미국이 일본의 인위적인 엔화 평가절하에 대해 자제를 촉구했다.
1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는 의회에 제출한 반기 환율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미국 재무부는 환율 보고서에서 "앞으로 일본의 통화정책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며 "일본은 경쟁을 목적으로 통화 가치를 내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일본은행(BOJ)은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본원통화량을 2배로 늘리고 매입 국채의 평균 잔존만기를 3~7년으로 늘리는 등의 양적·질적 통화완화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달러·엔 환율은 100엔대에 육박하며 엔화 가치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이에 따라 이날 재무부는 "통화 정책이 자국 내 목표를 달성하는 데만 집중돼야 한다"며 "일본이 인위적인 환율조정을 자제하기로 한 주요 7개국(G7)·주요 20개국(G20)과의 약속을 이행하도록 계속 압박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미국 정부는 엔저 경고에 앞서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 참가를 수용하기로 했다.
이와 같이 미·일 양국 관계의 걸림돌이었던 TPP 문제가 해소되며 미국이 그동안 유지했던 신중한 입장에서 벗어나 일본 통화정책에 대한 본격적인 압박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의 엔저 정책을 견제하지 않으면 환율 전쟁이 격화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는 18일(현지시간)일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이와 같은 환율 문제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중국 통화정책에 대한 비판도 환율 보고서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위안화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돼있다"며 "중국 정부는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대규모 시장 개입에 나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