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중앙거래당사자(CCP) 청산제도가 참가기관의 결제유동성 절감 및 신용리스크 감축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CCP는 환매조건부채권(RP)거래 참가기관에 대해 적지 않은 비용을 요구하는 만큼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의 곽창용 과장과 윤성관 과장 등은 16일 'RP시장 결제리스크와 CCP 청산효과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기관간 RP거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CCP 청산제도가 RP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다자간 차감, 결제이행 보장 등의 기능을 통해 결제유동성을 절감하고 신용리스크를 감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간 RP거래는 대부분 장외거래로서 통계자료가 충분히 생산되지 않아 거래 투명성이 낮고 감독당국의 모니터링이 어려워 안전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울러 RP거래는 대부분 1일물이기 때문에 RP거래 의존도가 높은 차입기관은 금융시장 충격 발생시 결제유동성 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은 물론, 다수 또는 대규모 차입기관의 결제불이행 발생시 담보증권의 급매처분이 이어지면 RP시장의 리스크가 다른 금융시장으로까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었다.
곽 과장 등에 따르면 지난해 1~6월 중 일평균 결제유동성은 9조9000억원이었지만 CCP 도입 후 6조1000억원으로 줄어, 38.4%의 결제유동성을 감축할 수 있었다. 아울러 같은 기간 신용익스포져 규모는 CCP 도입 전 8조1000억원에서 도입 후 6조1000억원 정도로, 실제 익스포져 수준을 24.7% 축소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CCP 청산제도 도입으로 긍정적 효과가 기대가 되고 있지만 도입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들은 “CCP 청산제도는 대상거래 및 참가자 범위, 리스크 관리 방식 등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국제기준, 국내여건 및 주요국 경험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CCP청산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일정한 요건을 만족하는 증권을 모두 담보로 인정하는 일반담보 제도의 도입 방안을 마련하는 등 거래조건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극단적이지만 발생가능한 상황에 대비해 충분한 재무자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것은 물론 CCP청산이 이뤄지면 대량의 거래를 특정 시점에서 모아 상계 처리 후 결제해야 한다는 것을 감안, CCP의 결제유동성 조달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일중유동성 지원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