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박원순, 비슷한 길에 있지만 곧 경쟁자 모드

4.24 재보선 계기로 기류 변화 시작될듯..야권 차기 잠룡 빅3 정립?

입력 : 2013-04-17 오후 2:34:51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지난 대선 이후 정치적 지원을 주고 받는 '연대'의 관계에 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과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 박원순 서울시장이 4.24 재보선을 계기로 본격적인 경쟁자 모드로의 변화가 전망된다.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 전 교수가 여의도 입성에 성공할 경우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이들 3명이 야권의 잠룡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 의원과 안 전 교수는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단일화를 두고 잡음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세 차례 동행 유세를 펼치는 등 현재까지는 '연대'의 관계에 서 있다.
 
지난 15일 안 전 교수가 "앞으로 문 의원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고, 이에 앞서 문 의원도 요청만 있다면 노원병 지원사격을 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문 의원과 함께 민주당 소속인 박 시장 역시 안 전 교수와 정치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각별한 사이다. 박 시장의 2011년 10.26 재보선 당선에는 안 전 교수의 후보직 양보가 결정적이었다.
 
이처럼 세 사람은 야권의 거물급 인사로서 그동안 연대하고 협력하는 동지적 관계 속에 정국에도 지대한 영향이 있었다. 
 
그런데 안 전 교수의 노원병 등판으로 인해 보궐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예고되면서 문재인·안철수·박원순의 동반자 관계에 묘한 기류가 일고 있다.
 
우선 대선 당일 미국으로 떠났다 돌아온 안 전 교수는 지난해와 달리 연대에 일정하게 선을 그으며 단일화 없는 '마이웨이 노선'을 이어 가고 있다.
 
문 의원에게도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선평가보고서와 관련된 안 전 교수와의 단일화 뒷얘기 진실공방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경쟁하면서도 협력과 연대에 방점을 찍었던 문 의원과 안 전 교수임을 감안하면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두사람은 못만날 이유는 없다는  입장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만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가진 것도 아니다. 아마도 두사람의 만남은 안 전 교수가 국회에 입성하게 되면 별 계기없이 자연스레 조우하게 될 공산이 크다.
 
안 전교수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문 의원이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현재로선 크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박 시장은 최근 "나는 민주당원"이라며 안철수 신당 합류를 일축한 뒤, 민주당 간판으로 재선에 도전할 것임을 시사해 안 전 교수와 차츰 거리가 생겨나는 분위기다.
 
박 시장은 만약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하게 되면 단숨에 야권의 차기 잠룡 자리를 굳힐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여기에 야권의 대선 후보 중에서 역대 최다 득표를 기록한 문 의원이 추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안 전 교수가 국회의원에 당선돼 독자 세력화에 성공하면 박 시장도 두 사람과 함께 '빅3'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들 세사람은 각자 처한 상황에서 입지를 계속 굳혀가는 한편 이후 떠오를 각종 정국 현안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다음 대선까지 있을 지방선거와 총선 등의 과정에서 연대보다는 점차 서로간 차별성을 부각시켜 나가며 경쟁자 관계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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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