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후보로 내·외부 출신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내부 계열 은행장의 지주회장 선임 사례가 나올지, 국정 철학에 맞는 외부 출신 인사가 나올지 초미의 관심사다.
◇우리금융 차기 회장, 내외부 출신 경쟁 치열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053000)지주는 정기 이사회가 열리는 오는 23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주주총회를 여는 6월10일 회장 선임을 의결할 예정이다.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는 이덕훈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와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일단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해 사모펀드를 세웠던 이덕훈 대표가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모교인 서강대 경제학과 총동문회 초대 회장을 맡았으며, 지난해 만들어진 서강바른금융인포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순우 현 우리은행장도 지주 수익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우리은행의 수장인 만큼 그룹 상황을 속속들이 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이 행장의 경우 적응기간이 따로 필요없다는 것도 유리한 점이다.
KDB산은지주 회장이 대학교수 출신의 민간인에서 나온 만큼 외부 출신 중에서 국정 철학에 맞는 차기 회장이 선임될 가능성도 나온다. 이 경우 일부 '모피아(고위 관료 출신)' 인사들이 차기 회장 후보로 꼽히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지난 2011년 금융당국 지시에 따라 CEO 승계계획을 마련했다"며 "하지만 회장직 후보를 공개 모집하는 등 정부가 인사에 관여할 수 있도록 정관이 짜여 있어 외풍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분석했다.
우리금융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현직 회장은 들어가지 않고 주주대표 1명과 지주사 사외이사 3명, 외부 전문가 3명 등 총 7명으로 이뤄진다. 외부 전문가는 사외이사의 추천을 받아 선임하며, 회장후보는 내외부 인사와 관계없이 공개적으로 모집한다.
◇'민간회사' KB금융도 차기 후보군 각축전
어윤대 회장의 임기를 3개월 남겨둔 KB금융지주도 '새판짜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이사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회장선출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어 회장의 후임은 아직 불투명하다. 어 회장이 연임을 시도할지 여부도 미지수지만, 연임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내부 관계자도 "어 회장이 어느정도 연임할 생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나, 최근 사외이사 관련 ISS 사태가 걸림돌"이라고 했다.
일괄매각 방식으로 우리금융 민영화가 재추진될 경우 KB금융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라는 점에서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와 동시에 거론되는 후보군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KDB산은지주 회장 하마평에 올랐던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이 꼽힌다.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 등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밖에 박근혜 대통령의 서강대 동문 그룹으로 이덕훈 키스톤 PE 대표,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서강바른금융인포럼 소속인 민유성(전 산은금융 회장) 티스톤 회장 등이 주목받고 있다.
KB금융은 정부 지분이 없는 민간금융회사지만, 우리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외부 인사로만 회추위가 운영돼 외풍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다. 사외이사 9명이 회추위를 구성하고 있으며, 이들이 회장 후보 인선을 전담한다.
이와 관련 KB금융 최대계열사인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이날 "KB금융 사외이사 9명 가운데 5명이 자격미달"이라며 새로운 경영진에 대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규정' 개정안을 제시했다.
개정안은 현행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회추위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해 직원과 주주, 고객, 사외이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회장후보인선자문단'을 설치하자는 것. 노조는 사내이사 적격성 평가기준도 마련했다.
KB금융은 어 회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7월12일에 새 회장 선임을 위한 임시 주총을 개최하려면 상법상 2주 전인 6월28일까지 주총 소집 공고를 내야한다. 이를 위해 다음달 초까지는 회추위가 꾸려져야 한다는 게 안팎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