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롯데주류 '청하'가 저도주 열풍에 힘입어 매출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주력제품인 소주 '처음처럼'은 무학의 '좋은데이'에 밀려 2위로 내려 앉았다. 롯데주류로써는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상황인 셈이다.
24일 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롯데주류의 지난 2월 소주 출고량은 전월 193만6000상자에서 101만8000상자로 줄었고 점유율은 21.0%에서 12.5%로 크게 감소했다.
그동안 시장점유율 3위였던
무학(033920)은 같은 기간 총 109만8000상자를 출고해 13.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롯데주류를 제치고 2위로 올랐다.
이에 대해 롯데주류 관계자는 "1월 중순 소주 출고가를 인상하기 전 도매상들의 가수요가 발생했고 2월 한때 점유율이 내려갔다"며 "3월부터는 점유율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류업계에서는 이번 순위 변동은 단지 가수요가 원인이 아니라 소주 시장의 정상적인 점유율 변화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가격 인상을 예고한 무학은 1월 출고량이 빠지지 않았다"며 "무학의 점유율이 실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무학이 소주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해 5월과 8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앞의 경우와 같이 가격 인상과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5월 무학은 131만3000상자(13.6%)로 롯데주류는 126만상자(13.1%)를 눌렀고, 8월 역시 117만1000상자(14.0%)로 롯데주류의 110만6000상자(13.3%)를 앞섰다. 이는 가격 인상 요인과 무관한 기록이었다.
이에 따라 롯데주류가 점유율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는 3월부터 2위 경쟁은 더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반면, 지난 1986년 출시 이후 국내 저도주 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은 '청하'는 올해 1분기에 승승장구했다.
이 기간 청하는 약 110억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에 수입되는 전체 일본 사케 판매액인 105억원을 넘어섰다.
청하는 지난해 38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6.2%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주류는 올해 단일 브랜드로 매출 420억원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이달 초 부산 경성대 주변에서 개그콘서트 멤버인 양상국과 함께 대학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한 것에 이어 다음달 젊은 층이 참여하는 프로모션을 개최할 예정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소주, 맥주, 청하로 주종이 구분될 정도로 20년 넘게 저도주의 대표 브랜드의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며 "주요 소비층인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