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정훈기자] 국내 전력 생산의 심장부인 원전들의 잇따른 고장과 가동 중단으로 향후 전력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수력원자력,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지난 23일 오전 7시44분 신월성 1호기가 고장으로 멈춘 뒤 순간 예비전력이 406만kW 까지 떨어지자 오전 8시35분께 전력 수급 경보인 '준비'(예비전력 500만 kW 미만 400만 kW 이상)단계를 발령했다.
전력거래소는 하루 뒤인 이날 오전 10시∼11시 최대전력수요가 6090만㎾에 달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동시에 예비전력은 443만㎾라고 밝혀 또 다시 전력 수급 경보 '준비' 단계에 도달했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봄철 전력 위기가 닥친 것은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신월성 1호기 등 용량이 큰 원전이 갑자기 멈춰 섰기 때문이다.
잇따른 고장으로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전력 당국의 수급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신월성 원전 1호기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달 중 발전기 계획예방정비까지 몰리면서 전국적으로 생산 전력량이 줄었다.
전력거래소 분류기준에 따르면 현재 가동을 중단한 원전 9기 중 5기(설비용량 합계 463만㎾)가 비계획 정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리 4호기, 신월성 1호기, 영광 3호기, 울진 4호기는 현재 고장 정지중이며, 월성 1호기의 경우 수명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정지 상태다.
신고리 1호기, 울진 2호기, 고리 1호기, 월성 2호기는 이달 초부터 순차적으로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갔다.
결국 전국 원전설비 23기의 전체 설비용량 2071만6000kW 중 791만6000kW에 해당하는 9기(791만6천㎾)가 정지해 있는 것.
다음 달에도 고리 2호기 등의 계획예방정비가 예정돼 있어 사실상 정상 가동 중인 원전은 14기에 불과하다. 추가적인 생산 전력량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력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력 비수기인 봄·가을에 집중적으로 발전기를 정비하는 데 이 시기에 예상치 못한 고장이 생기면 파급 효과가 크다"며 "계획 예방정비가 마무리되지 않은 늦봄에 더위가 일찍 찾아와 전력 수요가 급상승한 점도 수요 예측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수원 측은 "신 월성 원전 1호기 정지원인은 원자로출력을 조절하는 제어계통의 전자부품 고장으로 원자로가 안전하게 정지됐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난해 정지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제작 업체와 설계 검토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 개선한 새 부품으로 6월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 전량 교체할 예정 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이상 기후, 예방 정비, 사후 처리, 방사능 미 검출 등 이유를 앞세워 원전 고장 문제 축소에 몰두 하고 있는 관계 당국과는 달리 그저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해당 지역 주민들과 국민들 불안감은 상대적으로 커져만 가고 있다.
경주핵안전연대 관계자는 "신월성 원전 1호기가 지난해 1월7일 최초 임계 이후 벌써 5번째 원자로 정지사고가 발생했다"며 "우리는 이번 사고가 단순한 고장이 아니라 신월성1호기의 설계결함이 아닌지 의심 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트위터 아이디 '@Hansarangnim'은 "원저 사고가 나기 전에 부실한 부분에 대한 책임을 가려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으며, '@7gk6'은 "원전중심 에너지정책에서 벗어나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