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정상화를 둘러싼 진실게임이 한창이다. 사업의 최대주주인 코레일과 민간출자사들이 회생안 구두 합의 여부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코레일 측이 사업 정상화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얘기와 함께 또 다시 결론 지리한 다툼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 되고 있다.
하지만 구두 합의든 실무 논의든 용산사업은 또 다시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인 사업을 다시 회생시키려면 그에 따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당연히 시간이 소모될 수 밖에 없다.
◇용산랜드마크타워. (자료=드림허브)
◇구두합의vs실무선 논의..진실공방 치열
25일 롯데관광개발측에 따르면 코레일의 정상화 방안에 반대했던 출자가 가운데 롯데관광개발과 삼성물산, SH공사, 푸르덴셜부동산투자, 삼성SDS 등 5개 출자사들이 일부 수정안에 동의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당초 반대했던 출자사 중 지분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는 5개 출자사들이 구두 합의를 한게 맞다"며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 역시 "코레일 정상화 방안의 일부 수정안에 긍정적으로 합의를 한 게 맞다"며 "다른 출자사들도 좋게 가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민간 출자사들은 기존 코레일의 정상화 방안 중 ▲빌딩 등 시설 선매각의 특별결의 처리 ▲삼성물산이 투자한 전환사채(CB) 688억원 즉시 지급 ▲삼성엔지니어링 보증의무 제외 ▲ 수권자본금 증액과 증자 등은 보통결의로 처리 등의 조항을 수정키로 했다.
하지만 그 동안 민간출자사들이 독소조항이라며 문제 제기한 ▲ 코레일 등 기존사업관련 소송 금지 ▲ 이사회 특별결의 폐지 후 보통결의(과반수) 변경 ▲ 특별합의서 위반 시 건당 30억원의 위약금, 투자금 무상 회수 등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이 같은 동의는 실무선의 논의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실무선에서 여러 출자사들과 논의를 한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청산절차를 진행 중이고 3일 후 사업해지 통보를 하는 시점에서 물리적으로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무선의 논의라고 해도 공식적으로 청산절차를 진행하는 가운데 한쪽에선 동의를 구하는 작업을 해왔던 코레일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민간출자사 관계자는 "정창영 사장을 제외한 실무자들이 민간출자사들과 만나 논의한 게 사실"이라며 "여러 번 전화해 합의를 해달라고 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물리적으로 힘들다고 하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용산사업 또 다시 '표류'.."사업조건 바꿔야 성공"
이렇게 양측의 의견이 분분하게 나뉘면서 용산사업은 또 다시 표류하게 됐다.
특히 청산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다시 회생시키려면 해지된 토지매매계약을 다시 체결하고, 출사자들에게 특별 합의서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한 특별 합의서는 출자사의 3분의 2가 찬성을 해야하며, 드림허브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안건을 승인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남아 있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사업주체간 진흙탕 싸움으로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결국 손해를 보는 건 서부이촌동 주민"이라며 "사업을 살리고자 한다면 사업주체들이 확실하게 협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용산사업 자체는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문제도 걸려있기 때문에 파산으로 가긴 힘들다"며 "그런의미에서 출자사간 싸움은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심 교수는 용도와 용적률, 기부체납비율 등 사업조건을 바꾸는 게 정상화 성공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울시가 나서서 용산사업의 사업조건을 높이는 것"이라며 "사업조건을 바꾼 후 과도한 수익이 나게 되면 그 일부를 서울시에서 환수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서라도 사업성을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